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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당황하셨죠?....
오늘 새벽 일찍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하여 혼자 관악산 자락 망해암에 다녀왔습니다. 는 아니고요,
미사 경본에 보면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 부분을 좀 묵상하고 싶어서 다녀왔어요.
아, 저는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도 참 좋아합니다.
6시 47분에 뜬다고 하여 속보로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해가 안 뜨는거에요.
알고 보니까 제가 도착한 곳은 일몰 장소였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니까 저 반대편 봉우리 뒤편으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저기로 갔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를 하며 하산을 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구름이 많이 껴서 해돋이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가 두 가지를 준비하지 않았죠. 첫째는 정확한 장소이고, 두 번째는 날씨였습니다.
준비없이 무턱대고 올라갔다가 아쉬움만 남긴 채 돌아온 산행이었습니다.
‘준비!’
예수님께서 오늘 비유를 들어주시면서 장황하게 말씀하시지만,
단 한 마디로 요점만 요약을 한다면 이 말씀인 것 같습니다. ‘준비해라!’ 무엇을 준비하라는 말씀일까요?
1독서와 연관지어 이 ‘준비’라는 단어를 적용시키면 이렇게 묵상할 수 있습니다.
“죄가 여러분의 몸을 지배하여 욕망에 순종하는 일이 없게 하도록 준비하십시오!”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자신을 의로움의 도구로 하느님께 바칠 수 있도록 준비하십시오!”
죄와 욕망에 순종하지 않도록 영적으로 단련을 하라는 말씀,
하느님 의로움의 도구로 내가 봉헌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영육간의 깨끗함을 유지하라는 말씀입니다.
베드로의 첫째 서간, 베드로 1서 3장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거룩히 모시십시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오늘 복음에서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불충실한 종’은 단순히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 종의 근본적인 진짜 문제는 그리스도를 거룩히 모시지 않았고, 희망이 없었다는 내적인 공허함이겠지요.
바오로 사도께서는 갈라티아서에서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다고 하셨고,
또 로마서에서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두 가지만 기억한다면, 우리는 늘 준비된 마음으로 죄와 욕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순결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섬길 수 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