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905 다해 연중 제22주간 목요일(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도구가 되기를 청하며)
2019-09-05 18:11:06
박윤흡 조회수 813

  오늘은 첫째 목요일로 병자 영성체가 있는 날입니다.

과거에는 ‘받들 봉’자를 사용하면서 ‘성체를 받들어 모시다.’라는 의미로 ‘봉성체’라는 표현을 썼죠.

하지만 그 의미가 불분명하다고 하여 병자 영성체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병자 영성체는 몸이 불편하여 성당에 나와 성체를 영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교회의 배려입니다.

쉽게 말하면, 성체를 모시고 찾아가는 서비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오전에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마치 차를 타고 여기저기 요양원을 다니는 병자 영성체 봉사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죠.

‘나를 만나러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하여 직접 먼 곳 까지 나가서 내 몸을 영해주어라. 내가 함께 갈 것이다.’

 

  그렇게 어르신들을 찾아뵈면 저희가 예수님을 드리러 간 것인데 되려 온갖 환대와 희망찬 미소를 만나게 됩니다.

그때는 정말 예수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한편 인간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병자 영성체를 직무가 아니라 하나의 업무로 느낄 수 있는 안일함과 기능주의의 유혹,

오늘은 인원이 많지 않았으면 더 편하겠다 싶은 편리주의의 유혹 등입니다.

저는 예수님을 모시고 가는데 정작 제 안에 그런 유혹이 자리하면

기다리시는 분들도, 예수님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오늘 베드로의 고백이 와닿습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1달에 1번 있는 병자 영성체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가 병치레를 하고 계시는 교우분들에게 성체를 모시고 갈 자격이 있을까?

나도 온갖 유혹과 시련 속에 넘어지는 나약한 인간인데...’

 

  그런 제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교우분들 중에 봉사를 망설이는 경우를 보면 ‘부족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시고,

봉사를 하시는 분들은 ‘나는 부족한데 잘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봉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작은 실천이며 실제로 하느님께서 직접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의 몫은 그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 하는 소박한 고백 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도구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 이 미사를 함께 봉헌했으면 좋겠습니다.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