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나눔게시판 > 복음의 기쁨
Buona pasqua !
오늘 전 세계 모든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합니다.
이 시간 세계 모든 성당에서 파스카 신비의 부활 성야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온 세상과 우리 모두의 가정, 또 삶의 자리 곳곳에 깊이 스며들기를 청하며
이 미사 정성을 담아 함께 봉헌했으면 합니다.
주교님께서 부활 카드를 보내 주셨어요. 카드 내용은 이렇습니다.
“존경하는 신부님,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와 은총이 신부님 안에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부활 대축제를 더없이 기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부족한 주교와 함께 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카드를 읽고서 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부활 대축일이 무슨 의미일까? 단순히 가장 오래된 축일이라서?
단지 1년 중 가장 미사가 길다는 것, 준비할 게 많다는 것, 의무 대축일이라는 것?
교우분들은 언제나 쉽지 않은 삶의 자리에서 힘겹게 버티면서 살아가시고 세상은 더욱 죽음의 문화가 판을 치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세상 이야기들은 참 좋지 않은 세상의 병폐들만 보여준다.
이토록 세상은 변하지 않는데 예수님의 부활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던 찰나에 오늘 복음을 읽었습니다.
복음에 의하면,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루카 24,4)이 무덤에 다다른 여자들에게 말했다고 하죠.
아마도 천사들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렇게 전합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루카 24,6)
‘되살아나셨다.’ 이 문장에서 시선이 고정되었습니다. ‘되살아나셨다.’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다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제자들을 생각해 보세요. 모든 것을 버리고 따랐던 스승이 십자가 죽음에 처할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아마도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절망의 상태에 빠졌으리라 묵상합니다.
마치도 우리 삶의 자리에서 겪는 수많은 절망의 형태들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나태, 무절제, 분노, 교만 등 내 안에서 고쳐지지 않는 악습들, 가정 문제, 돈에 얽매인 갈등, 회복되지 않는 인간관계,
잘 되지 않는 기도생활 등 이 밖에도 알아내지 못한 절망의 모습들이 많죠. 우리는 이 안에서 수없이 절망을 체험합니다.
하지만 부활은 희망입니다. 절망에 빠져있는 우리네 삶을 구원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바로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죽고 부활하신 하느님은 우리 현실 안에 계십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안에, 내 남편과 아내, 자녀들 마음 안에, 우리 집 안방에, 그분이 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하느님 안에서 살아있는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 부활 파스카 신비의 핵심입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 베드로의 행동은 괄목할 만 합니다.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굽혀 들여다보았다.”(루카 24,12)
베드로는 ‘일어났다’고 복음은 전하죠.
한 때 절망에 빠졌었지만, 용기를 내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빈 무덤을 보기 위하여 달려갑니다. 이 모습은 퍽 감동적입니다.
사실 우리도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향해 달려나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부활만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는 결정적인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 속에 우리들 삶의 참된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도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 절망하고 있을 우리에게
부활의 희망 메시지를 선포하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끝으로,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에 담긴 내용을 소개해 드리며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성토요일의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굳건히 간직하셨던 믿음으로 성모님께서는 부활절 아침을 향해 나아가셨습니다.
부활의 기쁨이 성모님의 가슴을 깊이 울렸고 제자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되어
믿음으로 예수님의 가족이 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믿는 이들의 공동체 한가운데 계십니다.
... 성모님께서는 여전히 제자들 가운데, 우리 가운데 희망의 어머니로 계십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시여, 희망의 어머니시여, 저희에게 당신과 함께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저희에게 빛을 비추시어 저희의 길을 이끌어 주소서. 아멘.”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13, 78-79 참조-
댓글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