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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주간 화요일입니다.
그리스도 수난의 핵심적 여정에 놓여있는 이 시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슬픈 일들이 번져가는 듯 느껴집니다.
1. 오늘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모든 본당은 교구로부터 오늘 세월호 추모 미사를 봉헌하라는 지침을 받았습니다.
교구 차원에서 아픔과 슬픔에 동참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성주간 수요일 아침에 있었던 일이죠.
제주도를 향해 가던 세월호가 침몰하던 장면을 뉴스를 통해 보았습니다.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엄청난 무기력함을 우리는 느꼈습니다.
어느새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고스란히 우리 가슴 속 깊이 충격과 슬픔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배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보며 침통해하던 우리는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며 통곡하던 예루살렘 부인들과 닮아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게 된 것일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당한 사고가 죄로 인한 것이 아님을 말이죠.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결백과 평범이 되려 우리에게, 그들의 죽음의 원인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드러내주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이 사회와 우리들 각자 안에 은폐된
불의와 나태, 책임회피,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5년이 지난 오늘,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강한 회개를 촉구합니다.
근본적인 쇄신과 변화를 요청합니다. 아픔에 동참하여 하나가 되라고, 불의와 부정에 맞서 진리를 증언하라고 말입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우리 교회가 하느님 자비의 얼굴로 세상을 향해 다가갈 수 있도록,
정의와 진리의 증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리라 믿습니다(한민택 바오로 신부님의 세월호 2주기 강론 참조).
2. 프랑스의 심장, 가톨릭 교회의 역사이며 850년된 전통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에 놓여 있습니다.
불어 ‘노트르담’은 '우리의 어머니'이며,
‘성모 마리아’Saint marie를 의미합니다.
성주간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고 통고의 십자가 길을 걸으시는 예수님의 피땀이 떠오릅니다.
예수님 또한 육신과 마음 모두 불타는 심정으로 십자가의 길을 걷지 않으셨을까요?
동시에 이 화재는 얼마 전 ‘화마’의 공포를 가져 온 강원도 산불 화재를 연상토록 합니다.
불타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삶의 동거자이자 영혼의 안식처라면,
산불 재해로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우리 삶의 공간이자 터전입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중에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길을 걷는 성주간에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청합니다.
안식처와 터전을 잃어버린 모든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희망과 기쁨을 다가갈 수 있기를 간곡히 기도합니다.
이럴 떄일수록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베드로의 외침이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요한 13,36) ‘Quo vadis, Domine?’
주님께서 가시는 그 길을 동행하며 우리도 부활의 희망과 기쁨에 동참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세상 만방에 이 열매를 선포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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