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410 다해 사순 제5주간 수요일(아버지의 조건없는 사랑!)
2019-04-11 21:38:56
박윤흡 조회수 798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요한 8,42)

 

  ‘아버지’라는 존재는 누군가에겐 정말 좋은 기억일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존재일수도 있습니다.

허나 변함이 없는 건, 그 분이 바로 나의 아버지라는 사실이지요.

저는 아버지가 많이 무서웠어요. 저를 손지검하시거나 혼내신 적은 없지만

항상 무뚝뚝하셨기 때문에 아버지는 늘 가깝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헌데 제 기억으로 아버지와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은 신학교를 입학한 다음부터였어요.

그때부터 아버지깨서는 저를 인정해주셨고 신학생부터 지금까지 이제는 술친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요즘은 신부가 되어 자주 뵙진 못하지만요.

헌데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것은 표현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느껴졌던 사랑입니다.

아버지는 표현하시지 않았지만 ‘가장’이라는 책임과 무게만으로도

이미 저를 충분히 사랑하고 계셨다는 것을 요즘에서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신학생 때 제게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어떻게 시작하나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하지요.

제가 아버지를 향해 느꼈던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께서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시지는 않지만

이미 저를 사랑하시기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고백이 어쩔 수 없는 저의 고백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헌데 문제는 ‘앎’에서 그쳤던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이죠.

‘나는 과연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지낼까?’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우루과이의 어느 성당 벽화에는 ‘주님의 기도’가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너희는 ‘하늘에 계신’이라고 말하지 마라. 늘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말하지 마라. 늘 혼자만을 생각하면서.

  ‘아버지’라고 말하지 마라. 한 번도 아들딸로 산 적이 없으면서.”

  이후의 내용은 ‘우루과이 주님의 기도’를 검색하면 나오니 궁금하신 분들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기도문을 읽고서 저를 돌아보니 이렇더라고요.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보다도 늘 세상 걱정에 빠져있고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데 어떻게 내가 하느님의 자녀라고 할 수 있을까?’

 

 

  집회서에 나온 이 말씀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마음으로 자신을 단죄하지 않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집회 14,2)

 

  우리가 우리 자신의 죄책감과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을지언정, 하느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결코 단죄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지난 주일 복음에 보세요.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하고 간음한 여인에게 말씀하시죠.

그렇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때때로 같은 죄를 반복해서 짓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일지라도,

우리 또한 예수님처럼 거룩한 변모를 할 수 있고, 부활의 삶에 동참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희망을 주시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세례성사’의 선물을 주셨음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판공성사 기간입니다. 한 성인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의 죄의식에 초점을 두지 말고, 조건없이 너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에 초점을 두어라.”

 

  자식이 잘못했다고 아버지가 자식이 죄책감에 휩싸여 살기를 바랄까요?

훌훌 털고 더욱 잘살기를 바라겠죠. 하느님 또한 우리가 죄의식에 빠져 살기를 바라시진 않을거에요.

같은 죄를 짓고 자주 무너지는 우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하며 살아야 합니다.

희망이 없었다면 예수님도 십자가의 길을 걷진 않으셨을 거에요.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요한 8,42)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는 우리 모두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분의 십자가 길에 동참할 수 있는 사순시기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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