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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우상숭배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언젠가 한 교우분께서 제게 물어보셨어요.
“신부님! 이 성경 말씀좀 보세요. ‘땔감밖에 되지 않는 것들, 베어다가 몸이나 녹이고 빵이나 굽는 데 쓸 것들,
그런 나무로 신이랍시고 만들어 예배를 드리는구나. 신상이랍시고 만들어놓고 그 앞에 엎드려 큰절을 하는구나’(이사 44,15)
‘남은 토막을 가지고 신이랍시고 만들지들 않느냐? 신상이랍시고 만들어놓고 그 앞에 엎드려 큰절을 하며 예배하고,
’당신이 나의 신입니다. 나를 구해 주십시오.‘하고 기도까지 하는구나.’(이사 44,17)
저희 집에 있는 성모상과 십자고상들은 다 나무로 만든 것인데 제가 우상숭배를 하는건가요?”
우리 모두 성당에 들어올 때 성모상에 인사드리고 성인들 상을 집에 모셔두고 있잖아요.
만약 이 질문을 교우분들이 듣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천주교에서 성상 앞에서 기도하고 인사하는거 우상숭배 아니에요?’
교회는 성화상(성화와 성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특히 성당 안에 모셔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 성인들의 성화상에 대하여 맞갖은 존경과 공경을 드려야 한다.
이는 성화상 자체에 어떤 신성이 있다거나 덕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어서도 아니며 이방인들이 그러하듯이 그것들에 희망을 두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상화상들이 표현하는 ‘원형’과 관련되어 있기에 존경을 드리는 것이다.”
-트리엔트 공의회, 제25회기: DS1823-
이처럼 성화상에 신비가 담겨져 있어서가 아닙니다. ‘원형’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죠.
첫째, 예수님과 성모님, 성인들이 하느님을 닮은 성덕의 삶을 살았음을 기억하기 위해서.
둘째, 그 기억을 되새기며 우리도 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성화상에 인사하는 이유는 이 두가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헌데, 이러한 정신적, 신앙적 목적이 아니라 ‘우리 집안을 꾸며줄 made in italy 성모상’이라던지,
‘어느 장인이 만들어서 이쁜 십자고상’이라던지 이러한 것들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그것이야말로 우상숭배겠지요.
그런데 진짜 우상숭배는 어디있을까요? 바로 ‘나 자신’안에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 이런 말씀이 있어요. “저희 손으로 만든 것을 보고 다시는 ‘우리 하느님!’이라 말하지 않으렵니다!”(호세 14,4)
‘저희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저희 뜻대로 만든’것이라 할 수 있겠죠.
우상숭배를 피해야만 한다고 거듭 성경에 나오는 이유는 이것이 ‘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돈, 높은 자리, 욕정, 명예 이 뿐 아니라, 남보다 내가 더 잘나고 싶은 마음, 남을 험담하는 마음,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등도 다 우상숭배입니다. 그 중심엔 바로 ‘나 자신’이 있지요.
그러니까 진짜 우상숭배는 바로 ‘나 자신을 섬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하느님’과 ‘세상에 살고 있는 나 자신’모두를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라’고 가르치십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는 것만 우상숭배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습니까?
그래서 하늘나라의 문은 ‘좁은 문’이라고 하시는지도 모르겠어요.
헌데 우리가 이것을 삶에서 살아낸다면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듯이,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을 것’(마르 12,24)입니다.
우리는 우상이 가득 찬 이 세상이 아니라,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열망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교우분들은 누구를 숭배하겠습니까?
하느님입니까, 아니면 ‘나 자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