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230 다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2018-12-29 15:41:41
박윤흡 조회수 1189

  찬미 예수님! 오늘 교회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보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서 태어나 소박한 나자렛 성가정에서 자라셨습니다.

이 집안에서 기도생활, 하느님 이야기, 사랑과 섬김, 자율과 책임 등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을 위한 기본을 배우셨어요.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가정’을 인간성과 신앙을 기르는 첫째 학교라고 표현하고, ‘작은교회’라고 말합니다.

교회의 이런 가르침은 ‘성경’에 뿌리를 둡니다.

특별히 오늘 1독서와 2독서는 가정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가르쳐줍니다.

 

  1독서는 부모를 향한 자녀의 태도를 가르쳐줍니다.

‘아버지를 공경하고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며 부모님이 계시는 동안 슬픔은 드리지 말고 잘 보살펴야 한다.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부모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효도하여라.’

 

  한편 2독서에 사도 바오로께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향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가르쳐줍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순종하십시오. 특별히 남편은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

자녀는 부모님에게 효를 다하고 순종하십시오.

부모는 자녀를 감정적으로나 자기중심적으로 들볶지 말고 사랑으로 보듬되

하느님의 진리 안에서 올바른 가르침을 주십시오.

서로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참고 용서하며 서로 감사하십시오.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과 말과 행위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입니다.’

 

어쩌면 이 모습이야말로 예수 마리아 요셉의 나자렛 성가정의 모범이 아닐까 묵상해봅니다.

그런데 이 가르침들 모두 우리에게 새롭습니까?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에요.

문제는 우리는 참으로 쉽게 타협하고 합리화하고 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의 말씀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부모님께 공경을 다해야 하는데도 그것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시는 분들 많이 계실 것입니다.

특별히 어떤 분들은 치매를 앓고 계시거나 오랜 투병생활을 하시는 부모님을 모시면서

오늘 성가정의 가르침이 어렵게 다가오실 것이라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부모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집회 3,13)

 

  아이를 들볶지 말라는 말씀 또한 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 청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쉬운 말씀이 아닙니다.

알지만 현실의 어려움이 닥칠 때에는 조급한 마음으로 이미 들볶고 나서야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이 들립니다.

“부모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콜로 3,21)

 

  눈을 감고 질문을 떠올려 보세요.

‘나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를 가장 실망시키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만 적지 않은 경우, 남편 혹은 아내, 자식들이나 부모님을 떠올릴 것입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늘 함께 하고 있기에,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묵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아이일 때 부모님의 도우심 없이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고,

부모님들께서도 우리 자녀가 없으면 삶에 가장 큰 기쁨도 없으셨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지만 그런 감사함과 기쁨을 모두 잊어버리고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그 존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화내고 토라지고 짜증내고 심지어 미움의 절벽까지 끌고 갔다가 우리는 후회와 죄책감만 안고서 살아갑니다.

 

  나 살기가 바빠서, 스마트폰과 티비가 흥미로워서, 다른 사람들 만나기 바빠서

늘 곁에 있을 것이라 믿는 가족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단순히 집 안에 십자고상을 걸어놓았거나 성모상을 놓았다고 하여 성가정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매일 보는 얼굴, 매일 듣는 목소리라서 익숙한 나머지 눈감아 버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용서를 외면해 버리고,

지나간 나의 색안경으로 가족들을 대한다면 우리는 주님의 성가정을 이룰 수 없게 됩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오늘 성가정 축일을 맞아서 제가 꼭 드리고 싶은 제안이 있습니다.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십니다. 당신 안에도 하느님이 계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공동체입니다.’

 

  나의 부모가 하느님이고, 나의 자녀가 아기 예수님이에요.

예수 마리아 요셉의 가정이 ‘성가정’인 이유는 하느님을 모셨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잘 알아서 단점과 부족함을 알지만 그걸 넘어서서 서로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보았던 것이죠.

 

  모든 가정에 성가정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나의 부모님 안에서, 나의 자녀 안에서, 나의 배우자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하느님의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겸손과 용기의 은총을 이 미사중에 청하면 좋겠습니다.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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