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214 다해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내 뜻대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2018-12-13 23:12:23
박윤흡 조회수 1136

  오늘 교회는 ‘십자가의 성 요한’을 기억합니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요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빌라의 성녀 대 데레사’와 함께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을 추진했던 위대한 영성 지도자이자 스승의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1591년 선종했지만 1726년 시성되어 1926년에는 ‘교회의 위대한 학자’로 선포되었습니다.

십자가 성 요한은 자신의  체험에 비롯하여 심오하고도 본질적인 저서들을 남겼습니다.

‘가르멜의 산길’, ‘영혼의 노래’, ‘어둔 밤’이 그것입니다. 영성신학의 고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죠.

 

  특별히 오늘은 ‘어둔 밤’에 대하여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이 어둔밤의 핵심은 ‘관상을 통한 하느님과의 합일’입니다.

관상이라는 것은 ‘상을 관망하다.’라는 말처럼 ‘하느님을 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요.

‘어둔 밤 안에서 하느님을 봄으로써 그분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어둔 밤의 핵심입니다.

어둔밤의 내용들을 잠시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영성생활을 하면서 닥치는 유혹들이 있습니다.

1. ‘내가 이걸 해달라고 하면 이걸 해주시고 저걸 해달라고 하면 저걸해주셔야 하는데 하느님은 왜 그걸 들어주시지 않을까?’

  영성생활자들의 불완전함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내 뜻대로 좌지우지하려는 경향은 우리가 받고 있는 유혹이라는 것입니다.

 

2. ‘하느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어!’, ‘하느님에 대하여 알게 되었어!’

  내 뜻대로 되면 하느님께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표현하고,

하느님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그분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지만 우리는 그분을 결코 완전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분을 안다.’는 말조차도 우리가 받고 있는 유혹이라고 성인은 말씀하십니다.

 

3. 우리가 지은 죄를 두고서 ‘하느님께서 나를 어떻게 하셨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안함에서 기인한 불완전함이라고 표현합니다.

 

4. ‘저 사람은 깨달음을 얻었는데 왜 나는 얻지 못할까?’라는 물음 또한 유혹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영적 질투’라고 표현합니다.

 

5. 일상의 삶에서 우리는 쉽게 분노헙니다. ‘왜 분노할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던 네 가지 유혹은 하느님께 주도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뜻에 삶의 주도권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영성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유혹이라고 성인은 소개하십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가 다 ‘어둔 밤’에 있다고 표현하세요.

그런데 어둔 밤은 ‘어둠’이지만 동시에 ‘정화의 시공간’이라고도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어둔 밤이 정화의 시공간일 수 있겠는가?

 

  말 그대로 어두움속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누가 다가올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십자가 성 요한은 우리의 영성생활이 그렇다는 것이죠.

보이지 않는 하느님이시기에 그분 안에서 우리는 어둔밤이지만,

그 밤이 정화의 밤이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둠 속에서 나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믿는 것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앞서 이 ‘어둔 밤’의 핵심은 ‘관상을 통한 하느님과의 합일’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믿음의 눈으로,

영적인 시선으로 하느님을 보려고 할 때에, 하느님께 내 삶의 주도권을 드릴 때에 그분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모든 것을 의탁할 때 우리의 영혼은 정화가 된다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우리 신앙의 핵심을 건드립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이죠.

어둠의 골짜기에 내가 놓여있을지라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께서 나를 돌보신다는 점.

우리의 신앙생활을 악마의 유혹에 건네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분을 믿어야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몫이고, 하느님께서는 분명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죽음을 목전에 두시고서 이렇게 고백하십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9)

 

  하느님 아버지를 향한 아들 예수님의 처절한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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