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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회는 우리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영원한 임금이심’을 선포하는 복된 날이며
동시에 우리의 신앙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그 답을 보여주는 날이기도 합니다.
사실 대림시기를 기다리는 우리는 연중의 끝자락에서 몇 주 동안 ‘묵시문학적인 종말론’의 독서를 묵상했습니다.
‘곧 이 세상이 멸망할 것이다!’ ‘회개하여라!’ 등 예언자들의 외침을 들어왔습니다.
왜 예언자들은 ‘멸망을 예고하고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하느님께로 돌아서야 한다며 사람들의 회개를 촉구했을까?’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1,2독서를 통해 그 이유는 극대화됩니다.
1독서 -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다니 7,14)
2독서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실한 증인이시고 죽은 이들의 맏이이시며 세상 임금들의 지배자이십니다.
...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하고 말씀하십니다.”(묵시 1,5-8)
쉽게 말해서,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를 갈망할 때에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결코 추상적이거나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갈망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봉헌한 것을 봤을 때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하느님의 분명한 언약이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어요.
지금 이 자리에서 영원한 생명에 대하여 ‘1+1=2’다 라는 식으로 계산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목숨을 거두시고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주신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만큼은
우리가 확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아,
이탈리아의 출신의 저명한 세계적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의 총체적 신앙고백서 ‘주님’을 펴보았습니다.
특별히 임금이신 그리스도를 서술하고 있는 묵시적 특성을 담은 마지막 장을 보았는데
소제목은 ‘시간과 영원’입니다. 이 대목에서 과르디니는 요한 묵시록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묵시록은 위대한 환상으로 시작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살아 있는 자다.
나는 죽었었지만, 보라, 영원무궁토록 살아 있다. 나는 죽음과 저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묵시 1,17-18)”
- 로마노 과르디니, 주님, 시간과 영원, 바오로딸, 2012, 704.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하신 2독서의 하느님 말씀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과르디니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그분은 스스로를 ‘처음과 마지막’이라고 부르신다. 그분은 창조 이전부터 계셨다.
여기서 태초부터 있었던 로고스라는 요한복음 서두의 그리스도상이 다시 나타난다.
이 그리스도상은 콜로새서 서두에도 나온다. 그분은 만물이 사라진 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 이상으로 그는 일의 처음이고 마지막이기도 하다.
창조된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창조되었고 끝을 가진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자신의 끝을 얻는다.
사물들의 끝은 그 자체로부터 그리고 자연적인 과정을 거쳐 오지 않고 (사물들을) 시작한 분에게서 주어진다.
‘그분은 살아 있는 분’, 삶과 죽음을 초월한 분이다.
‘삶과 죽음’은 그분의 전능하신 현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그러므로 ‘그분은 죽음과 지옥의 열쇠를 가지고 계시다.’
아무도 당해낼 수 없는 세력들보다 그분은 더 강하다.
그분은 출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하셨다.
그분은 영원히 살아 계신 분이시고 사랑이시므로 그분은 그 모든 것을 극복했다.”
- 로마노 과르디니, 주님, 시간과 영원, 바오로딸, 2012, 706.
인간이 되신 하느님, 우리들의 구세주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알파요 오메가, 시작과 마침, 모든 것의 시발점이자 모든 것의 종착점이라며 과르디니는 고백합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들죠.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하느님이 도대체 나와 무슨 관계인걸까?’
세상의 시작부터 세상의 종말까지, 인류의 태초부터 마지막까지,
어제부터 오늘까지, 오늘의 시작부터 오늘의 마침까지, 지금 이 순간부터 매순간의 지금 이 순간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바로 우리들이 고백하는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그분은 시간을 초월하여 과거와 미래를 뛰어넘는 영원하신 하느님이시며
우리는 그분의 현존을 고백하는 신앙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무엇이 걱정됩니까?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우리의 삶을 당신의 은총과 자비로 비추어주실 것인데
무엇이 우리를 현세의 한계 속에 가두어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오늘부로 연중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게 됩니다.
언제나 함께 그렇게 영원히 계셔주시는 하느님과 지낸 연중시기라면,
이제는 그분을 기다리는 대망의 대림시기를 앞두고 있는 때입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하여 매일 미사성제 안에서
몸소 우리의 양식이 되어주시는 하느님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거룩한 연중의 마지막 주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찬미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