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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로와 시돈은 그 기적을 보고서’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루카 10,13)
기적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는 코라진과 벳사이다에게 ‘불행할 것’이라며 회개를 촉구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자루옷’이 무엇일까?‘
성경에 등장하는 자루옷은 ‘베옷’입니다. 베로 지은 옷인데 베는 삼실이나 무명실, 명주실로 짠 피륙을 말하죠.
베는 또 삼베의 준말로 쓰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삼베로 상복을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자루옷은 ‘삼베옷’, ‘상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경에서 자루옷을 찾아보니 여러 대목이 나옵니다. 총 59번이 등장하는데 몇 구절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야곱은 옷을 찢고 허리에 자루옷을 두른 뒤, 자기 아들의 죽음을 오랫동안 슬퍼하였다.”(창세 37,34)
- “아합은 이 말을 듣자, 제 옷을 찢고 맨몸에 자루옷을 걸치고 단식에 들어갔다.”(1열왕 21,27)
- “다윗은 원로들과 함께 자루옷을 입은 채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1역대 21,16)
- “모르도카이는 제 옷을 찢고 자루옷을 입은 다음 재를 뒤집어쓰고 성읍 한가운데로 가서 대성통곡을 하였다.”(에스 4,1)
- “마타티아스와 그 아들들은 저마다 제 옷을 찢은 다음 자루옷을 두르고 크게 슬퍼하였다.”(1마카 2,14)
-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머리에 흙을 뿌리고 허리에 자루옷을 두르고서 하느님께 탄원하였다.”2마카 10,25)
- “너 때문에 머리를 밀고 자루옷을 두른다. 너를 두고 비통한 마음으로 울고 비통하게 통곡한다.”(에제 27,31)
-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요나 3,8)
그렇다면, ‘왜 성경 인물들은 이 삼베옷, 상복을 입었는가?’
이 옷은 상심과 애도, 회개와 참회의 의복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한계를 체험하는 인간은 하느님께 매달릴 수 밖에 없었고,
죄악의 어두움 속에서 울부짖을 때 찾을 수 있는 존재 또한 하느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자루옷은 ‘인간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체험하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겠다.’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요엘서 2장 13절의 말씀은 우리에게 새로움을 줍니다.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요엘 2,13)
그저 이 자루옷을 입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중요합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하느님 나라로 향하는 누군가를 위해 얼마나 기도를 하는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나 자신은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서려고 하는지,
고해성사가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일시적인 죄씻음이 아니라 얼만큼 회개하고 새로운 마음을 다해 살아가려고 하는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정성된 마음이 중요함을 ‘자루옷’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나는 얼마만큼 하느님께 정성을 다하고 있는가? 그저 자루옷만을 입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이 물음을 오늘 하루 기억하시면서
더욱 더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범계성당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