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30 나해 연중 제26주일(하늘나라의 참된 부자는 누구인가?)
2018-09-29 18:39:45
박윤흡 조회수 1144

 

 

  한가위 인사말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부자되세요!’

  누구나 다 부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물질적인 여유가 있으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 질 것 같고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부자 청년과의 만남에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

물질적인 여유가 있는 것이 물론 좋고 안락한 삶을 주지만 그만큼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을 어렵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때로 신앙생활이 취미활동으로 전락해버리기도 하고,

‘하느님’께 대한 의탁보다는 ‘돈’이 하느님의 자리를 꿰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돈은 정말 필요합니다.

필수적인 의식주만해도 적지 않은 돈이 깨집니다.

거기에 전화기 비용, 차량 유지비, 자녀들 학원비와 양육비 등 손에 쥐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모조리 그 날이 되면 나가버리는 돈입니다. 돈이 ‘머물다가 간다.’ ‘스쳐간다.’는 표현이 맞는 말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은

현실적으로 누구나 다 마음에 품고 있는 염원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주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오늘 2독서의 말씀은 흥미롭습니다.

  “자, 이제 부자들이여! 그대들에게 닥쳐오는 재난을 생각하며 소리 높여 우십시오.

... 그대들은 이 마지막 때에도 재물을 쌓기만 하였습니다.

... 그대들은 이 세상에서 사치와 쾌락을 누렸습니다!”(야고 5,1.3.5)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자라고 해서 다 죄를 짓는 것일까? 돈이 많다는 그 이유가 잘못된 것일까?’

정말 누군가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부유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삶을 투신하여 자수성가하신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돈이 많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늘나라와 멀어진다면 그것 또한 불공평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어떤 분들은 여러 군데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하기도 하죠.

저는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누군가를 말하는 것일까?

성경에서는 부자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그렇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부자는 누구를 칭하는 것일까?’

 

  오늘 복음은 그 실마리를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 말씀을 통해 ‘우리가 죄짓게 되는 경로’를 세 가지 소개해 주시죠.

‘손, 발 그리고 눈’입니다. 한 번 눈을 감고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오늘 내 손으로 무엇을 했을까?’

누군가는 사랑의 마음을 담아서 기도도 하고, 요리도 하고, 빨래도 하고

그밖에 남을 위한 선행을 했을 수도 있는 반면, 누군가는 남을 향해 욕하고 삿대질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오늘 나의 두 발로 어디를 향했는가?’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 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을 수도 있는 반면에,

죄를 짓는 행동에 눈감고 어딘가를 향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오늘 두 눈으로 무엇을 보았는가?’

십자가를 자주 보면서 나의 가족과 이웃을 사랑의 시선으로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한편으론 시기와 질투, 미움의 시선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심판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오늘 복음을 이해했을 때,

손과 발 그리고 눈은 우리가 신앙인다운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최고의 도우미들이지만,

때때로 우리의 선택에 따라서 죄짓게 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경적 해석 안에서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의 자리에 하느님을 모시지 않고 죄짓는 사람’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엔 정말 ‘돈, 돈, 돈’하는 세상입니다.

최저임금제도와 노동법이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먹고살기 어려운 각박한 세상이라는 느낌도 받습니다.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 물으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습니다.

또 얼마 전, 결혼을 앞둔 친구를 만났는데 은행이 차와 집을 사줬다고 표현하는 것을 들었어요.

요즘엔 돈이 있어야 결혼도 한다고 하잖습니까?

또 이 땅에 함께 머물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지방에서 올라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돈, 돈, 돈’입니다.

 

  그만큼 돈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나에게 누구신가?

나는 하느님에게 누구인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부유해질지라도,

정작 내 마음에 하느님을 모시지 않고 나의 손과 발 그리고 눈이 하느님을 향하지 않는다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범계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티모테오 1서의 말씀으로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현세에서 부자로 사는 이들에게는 오만해지지 말라고 지시하십시오.

또 안전하지 못한 재물에 희망을 두지 말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풍성히 주시어 그것을 누리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라고 지시하십시오.

좋은 일을 하고 선행으로 부유해지고, 아낌없이 베풀고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시오.

그들은 이렇게 자기 미래를 위하여 훌륭한 기초가 되는 보물을 쌓아, 참 생명을 차지하는 것입니다.”(1티모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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