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07 나해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2018-09-06 00:04:00
박윤흡 조회수 885

 

 

  한국 천주교회는

‘성직자나 수도자가 전파한 신앙이 아닌, 평신도가 먼저 신앙을 갈망하고 받아들인 전세계 유일한 교회’입니다.

역대 교황님들께서는 한국 교회의 이러한 특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우리 신앙 선조들이 지녀온 신앙의 시발점과 현재까지의 전통은 괄목할만한 연구가치임에 분명합니다.

 

  특별히 오늘날 우리는 ‘평신도 희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고찰을 교회는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평신도의 역할이 중요함을 역설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아직도 ‘성직자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물론, 본당의 영적 지도자로서 ‘성직자’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성직자의 판단과 선택이 전부인양 받아들이는 것은 교회의 시대적 흐름과 맞갖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교황님의 방한 때에는 한국교회의 이 문제들을 지적하셨습니다.

더구나 1962-1965년에 열렸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모두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누구하나 높은 사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 앞에 평등하되,

신분과 역할이 다를 뿐이라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교회의 흐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과 가르침에 입각해서 살아야 하건만

아직까지도 한국교회는 그것이 안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직자 중심주의의 맹점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비대한 성직자의 역할은 성직자로 하여금 육체적 과로의 정신적 어려움을 줍니다.

둘째, 평신도의 역할이 그만큼 낮아집니다.

이 두가지 맹점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표명한 21세기 교회의 모습과는 크게 다른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유교문화의 전통을 중시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성직자 중심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루카 5,38-39)

 

  요즘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교회의 가르침 또한 시대의 징표에 맞갖게 변화합니다.

물론 진리 수호에 대한 부분은 불변하지만,

그 차원이 아닌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하는 교회의 자화상은

그 모습이 조금씩 변하고 있고 변해야 함을 보편교회는 강조하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과거에 매여 타성에 젖어버린다면 변화의 가능성은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솔직한 말로, 많은 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물론 그래왔지만 요즘들어서 더욱 교회의 가르침과 하느님의 매력은

세속화의 도정 위에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지 않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곰곰이 묵상할 때마다 저는 오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지 않고 묵은 포도주만 찾기 때문이다.

그리고 헌 부대만을 찾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익숙하니까.’

 

  하느님은 불변하시는 분이시지만 카멜레온 같은 분이셔서

이 사람에게 맞갖는 방식으로, 저 사람에게 맞갖는 방식으로 다가가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회는 야전병원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으신 것이죠.

우리 본당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우리 본당이 시대의 징표와 흐름에 맞게 한 마음이 되어 이곳을 복음화한다면

하느님께서는 기뻐하실 것이고,

우리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 또한 그 삶 자체가 축복이 될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평신도 희년을 보내고 있는 오늘,

교우분들께서 하느님 백성다운 자긍심과 책임으로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진력해주시기를 두 손 모아 부탁드립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8)

댓글 1개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