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04 나해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2018-09-03 22:23:56
박윤흡 조회수 896

 

 

  언젠가 신학교에서 이런 주제로 피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 신앙의 농도는 얼마나 짙은가? 내 신앙의 밀도는 얼마나 높은가?’

이 질문이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올랐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외칩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루카 4,34)

 

  흥미로운 점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는 고백, ‘나는 당신이 누군지 안다.’는 외침

그리고 ‘당신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하는 관계성의 재조명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아는데, 당신과 상관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내가 당신과 정말 상관이 있는 것입니까?’

 

  오늘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 우리는 ... 인간의 지혜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가르쳐 주신 말로 이야기합니다.

적인 것을 영적인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세적 인간은 하느님의 영에게서 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1코린 2,12-14)

 

  복음에 등장하는 ‘마귀의 영’은 ‘하느님의 영’이 아니라, ‘세상의 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마귀’라는 것이 저멀리 우리와 무관한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삶의 자리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이해로 우리가 하느님의 영을 따르지 않는다면,

세상의 영에 굴복하고 그 영을 갈망하며 살아간다면

어쩌면 우리가 바로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저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정말이지 우리가 이렇게 세상의 영, 마귀의 영을 따라갈 때 우리는 복음의 그 사람과 다른 게 없습니다.

성당에 나와 신앙생활을 한다며 레지오 활동을 하고, 교사 활동을 하고, 성경 공부를 하고,

매일 미사에 나오면서 고해성사도 하지만

일상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마음으로 고백하지 못하고,

그분의 뜻에 따라, 하느님의 영에 따라 살지 않는다면 껍데기만 거룩한 하느님 백성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금 이 질문이 상기됩니다.

‘내 신앙의 농도는 얼마나 짙은가? 내 신앙의 밀도는 얼마나 높은가?’

 

  이 질문은 장엄하고도 거룩한 순교자 성월에 우리 자신에게 던져야만 하는 질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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