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825 나해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2018-08-24 09:16:05
박윤흡 조회수 1074

 

  “너희 가운데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마태 23,11-12)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의 진심어린 이 당부는 언제 들어도 새롭고 또 무겁게 들립니다.

그것은 어쩌면 섬김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며

동시에 타성에 젖어가는 저 자신을 마주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성찰을 합니다.

 

  헬라어(희랍어)성경을 찾아보니, 이 내용은 ‘섬김’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

섬김’은 ‘예배’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영어 사전을 보니 ‘humble’ ‘겸손하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겸손’ ταπεινοζ(타페이노스, 형용사: 겸손한)

 

사전에 따르면..

“‘겸손’에 상응하는 형용사 ‘타페이노스’는

‘낮은’, ‘천한’, ‘중요하지 않은’, ‘연약한’, ‘가난한’(루카 3,5; 야고 4,6; 1베드 5,5)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긍정적인 의미로는 전적인 신뢰에서 기인한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마태 23,12; 루카 14,11; 18,14)을 뜻하며

부정적인 의미로는 ‘비천한’, ‘굴욕적인’이란 뜻(2코린 10,1; 12,19)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늘 복음에 사용된 단어의 의미는 ‘전적인 신뢰에서 기인한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을 의미합니다.

문득 이 복음 말씀이 떠오릅니다.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요한 6,38)

 

  이런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 복음 서두에 등장하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모습과는 조금 상반되게 다가옵니다.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마태 23,3-7)

 

  어쩌면 예수님께서 그들을 그토록 비판하셨던 것은,

하느님을 믿고 따른다며 지도자를 자처하고 높은 자리를 취하려 하지만

실상 그들의 내면에 하느님보다는 ‘자기 자신’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겸손의 모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하느님’앞에서 참으로 자기 자신을 낮추며 그분의 자비를 갈망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표현이 아니겠습니까?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이 가상칠언의 마지막 말씀은 하느님을 섬기는 게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겸손은 그저 자신을 낮추는 자기비하가 아니라, 하느님을 따르고 그분께 진력을 다하기 위하여 투쟁하는 것이다!’

 

  겸손만이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주는 지름길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옳은 표현입니다.

어떻게 보면, 겸손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의 영성이요, 우리 신앙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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