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805 나해 연중 제18주일
2018-08-04 23:06:38
박윤흡 조회수 987

  여러분, ‘밀가루 신앙’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과거에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선교사들이 선교 수단으로 굶주린 이들의 배고픔을 채우고자 먹을 것을 제공했고,

이를 먹기 위해 성당에 나왔던 신자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때 사용하던 단어가 바로 ‘밀가루 신앙’입니다.

 

  하지만 현대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조금은 변질된 형태인데, 신앙생활이 ‘하느님 중심’이 아니라, 친목과 여타 세속적인 목적이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친목은 사회에서 동호회나 전우회 등을 통해 인간적인 사귐을 이루는 것을 말하는데,

신앙 안에서의 친교는 조금 다른 것이죠.

친교는 하느님 안에서의 일치를 통한 신앙심 고취가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당 내 단체 활동을 하는 최종 목적이 신앙심 고취를 위한 친교가 아니라,

이차주회로 불리는 술자리, 하느님 없는 대인관계를 위한 인간적인 친목, 본당 내 동호회 활동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뿐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목적은 둘째치고 그저 내가 좋아서 혹은 다른 이유가 목적이라면

이 또한 밀가루 신앙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본질인 하느님과 신앙을 망각한 채, 신앙생활이나 활동을 하다보면 상처받거나 실망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봉사를 하고서 수고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불평을 하게 됩니다.

바로 여기에 밀가루 신앙의 오점이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이미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인정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마음에 들고 인정을 받는 것이 그렇게도 달콤하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질문은 우리에게 언제나 난제로 다가옵니다.

 

‘하느님 마음에 들 것인가? 인간의 마음에 들 것인가?’ 

 

  오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요한 6,27)

 

  우리가 성당에 나와 신앙생활을 하면서

온 힘을 다해 집중해야 할 포인트가 무엇인지 예수님께서는 적나라하게 말씀하십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양식에 집중하라!’하고 말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참조)고

마귀의 유혹 앞에서 예수님께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육체의 즐거움, 인간적인 즐거움에 집중한다면,

그것은 2독서의 사도 바오로께서 말씀하신 ‘옛 인간’의 모습에서 주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갈망한다면,

분명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에페 4,24)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가톨릭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겐 언제나 두 가지의 갈림길이 놓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에 들 것인가? 인간의 마음에 들 것인가?’

 

 

  알면서도 유혹에 빠지고,

알면서도 쉽사리 하느님의 마음에 들고자 애쓰지 못하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또 이렇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본당에서의 모든 활동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복음'이 뿌리내리지 않는다면 너무나도 슬픈 일이겠지요.

우리가 머물고 있는 단체와 우리 각자의 심장과 영혼에 하느님을 모시려고 할 때에

영원한 생명이 우리 삶 속에 뿌리내려서 우리가 있는 바로 그 시공간이 하느님 나라가 될 것임을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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