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729 나해 연중 제17주일
2018-07-26 13:05:18
박윤흡 조회수 1167

 

 

  어느새 연중 제17주일입니다. 교우분들, 이 더운 여름날에 몸과 마음의 건강 잘 챙기고 계신지요?

성무일도서는 ‘대림-성탄’, ‘연중 1-17주간’, ‘연중 18-34주간’, ‘사순-부활’로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덧 이번 주간이 지나면 다른 기도서로 성무일도를 봉헌하게 됩니다.

범계성당에 와서 벌써 한 사이클의 성무일도를 펴게 되는 사실이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얼마 전, 또 몇 권의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자꾸만 손이가고 곱씹어 읽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새로운 권고입니다. 제목은 이렇습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Gaudete et Exsultate).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요청되는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님의 말씀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상황, 성덕을 잃게 되는 점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우리가 성덕을 되찾아 소명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권고입니다.

권고를 읽다가 특별히 한 부분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을 부르고 계시는, 이 성덕은 작은 몸짓들로 점점 자라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부인이 장을 보러 시장에 갔다가 이웃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데 남을 흉보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부인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짐합니다. ‘아니야, 나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하지 않을거야.’

이것이 성덕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입니다.

그러고 나서 집에 갔더니 아들이 자기 꿈과 희망에 대하여 그녀에게 말하고 싶어 합니다.

피곤하였지만 아들 곁에 앉아서 애정을 가지고 참을성 있게 그의 말을 들어 줍니다.

바로 이것도 성덕을 가져다주는 또 다른 희생입니다.

그 다음, 그 부인은 어떤 불안감이 들었지만, 동정 마리아의 사랑을 떠올리고는 묵주를 들고 믿음으로 기도합니다.

이것도 또 다른 성덕의 길입니다.

한번은 그녀가 외출하였다가 길에서 불쌍한 사람을 만나자 멈추어 서서 그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넵니다.

이 또한 성덕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 2018, 16항.

 

  세례를 통해 성덕으로 부르심받는 우리들입니다.

교황님께서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언행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여러 사건과 만남 속에서

끊임없이 실현 가능한 것들임을 강조하고 계신 것이에요!

성덕의 소명을 이루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나눔’, ‘자비’, ‘겸손’, ‘온유함’, ‘사랑’, ‘내어줌’, ‘자기비움’입니다.

 

  오늘 1독서 텍스트의 소제목은 ‘백 명을 먹인 기적’입니다. '백 명을 어떻게 먹일 수 있었을까?'

예언자 엘리사는 말합니다.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주님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2열왕 4,43)

그러자 백 명이 “보리 빵 스무 개와 자루에 담은 햇곡식 이삭”(2열왕 4,42)으로 배불리 먹게 되죠.

 

‘나누어 주어라!’

 

이 구약의 장면은 신약에서 예수님을 통해 재현됩니다.

 

  복음 말씀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 ‘오병이어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자리를 잡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셨다.”(요한 6,11)

 

나누어 주셨다!’

 

“그들이 모았더니, 사람들이 보리 빵 다섯 개를 먹고 남긴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 찼다.”(요한 6,13)

 

  오늘의 1독서와 복음은 ‘나눔을 통한 기적’을 우리에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교황님께서 권고에 예를 들어 언급하신 한 부인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함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자비와 사랑, 온유함과 겸손으로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모습,

그 나눔의 정신이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이며 독서와 복음을 통해 볼 수 있는 ‘기적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는, 2독서에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시는 권고의 말씀과도 통합니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2-3)

 

  하지만 곰곰이 우리 일상을 돌아보면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니, 나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나누라는 것입니까?’

아주 당연한 질문이에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어려운 것이기에 교회는 그것을 ‘성덕의 소명’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겸손과 온유를 다하는 것’,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를 참아 주는 것’

바로 이 행동이야말로 나눔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그리스도인 성덕의 언행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서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고 행동하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 교황 권고-, 2018, 8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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