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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주 월요일은 수원교구 사제단의 공식적인 동기신부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이 날만은 어느 약속을 제치고서라도 꼭 함께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제들만이 사제의 어려움과 처지 그리고 심정을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이기에 손꼽아 이 날을 기다립니다.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어느 동기 모임을 하는 날, 몇몇이 평소보다 일찍 모여서 카페에 갔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는데 직원이 입은 티셔츠에 이런 글이 적힌 거에요.
‘Peace be with you.’ ‘당신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성경적으로 보면,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 요한 20,19; 요한 20,21; 요한 20,26)입니다.
그 날, 함께 저녁식사를 할 때는 화두가 이 문구였습니다.
‘평화가 무엇일까?’, ‘평화롭게 산다는 게 무엇일까?’,
‘예비자 면담을 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성당에 나왔습니다.’하시는데
그 평화와 예수님께서 주신다는 평화는 같은 것일까?’ 등등의 물음을 가지고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1독서를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내가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그들에게 세워 주리니, 그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예레 23,4)
목자는 자신이 지향하는 그 길로 양들이 온전히 따라올 수 있도록 이끄는 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1독서의 내용은, 주님께서 백성들에게 그 목자를 세워주겠다며 언약을 맺으시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마르 6,34)
문득, 가톨릭 성가 55번이 떠오릅니다.
착하신 목자 우리 주님, 양들을 위해 목숨바치니 영원한 생명 얻게 하여 우리를 살게 하시도다.
착하신 목자 우리 주님, 영원한 생명 주시었네. 끝없이 푸른 목장에로 모든 양들을 인도하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따른다.”(요한 10,11.14)
예수님 친히 당신 자신을 목자라고 말씀하시고, 목자 없는 양들에게 목자가 되어 주십니다.
목자가 없는 양들의 심정을 상상해 보세요.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이 가득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친히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목자가 되어 주심으로써 평화를 찾아 주신 것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 직원이 암묵적으로 전하던 그 ‘Peace be with you’를 양들에게 전해주시는 것입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고백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멀리 있던 여러분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시고 가까이 있던 이들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에페 2,14.17)
‘목자이신 주님께서 주시는 이 평화,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라고 바오로는 고백하는데, 그렇다면 이 평화는 무엇일까?
‘Peace be with you’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요한 20,21; 요한 20,26) 이 말씀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1. 문을 모두 잠가 놓고 ‘두려워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다가오시어 외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나에게 믿음을 두어라!’하시며 평화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2.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1-22)
-> 참된 평화는 ‘성령께서 활동하심에 대한 믿음’을 통해 온다는 것입니다!
3. “평화가 너희와 함께! ...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6-29)
-> 목자이신 예수님을 의심치 않고 온전한 믿음을 갖고 섬길 때에 참 평화는 찾아 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일회적인, 일순간에 찾아오다가 다시금 불안에 휩싸이는 그런 평화가 아닙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영원한 평화이며,
그 평화는 그분께 대한 온전한 의탁과 믿음 안에서만 우리 심장에 찾아오는 평화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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