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720 나해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2018-07-19 20:22:41
박윤흡 조회수 1118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식일 논쟁’입니다. 논쟁의 골자는 이것이죠.

‘안식일을 문자적으로, 물리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한가? 안식일의 정신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가?’

전자는 바리사이들의 입장이고, 후자는 예수님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들을 좀 어떻게 하시죠?’ - 바리사이

 

  예수님께서는 ‘왜 그게 안됩니까?’ 반문하시면서 몇 가지 예를 들어 주십니다.

 

1. 다윗 일행이 성전의 거룩한 빵을 먹다(1사무 21,2-7 참조).

 

  다윗은 아히멜렉 사제를 찾아갑니다. 다윗은 배가 고파서 사제에게 빵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그 빵은 ‘제사 빵’이었어요.

탈출기 25장 30절과 레위기 24장 5-9절에 의하면,

이 빵은 하느님의 얼굴, 곧 ‘그분께서 현존하시는 성전에 차려 놓은 빵’을 의미합니다.

레위기 24장 8절은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안식일마다 그것을 주님 앞에 늘 차려 놓아야 한다.

이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지켜야 할 영원한 계약이다.”(레위 24,8)

그러니까 이 빵은 먹을 수 없는 빵인 것이죠. 하느님께 봉헌된 빵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다윗은 그 빵을 받아 먹습니다.

 

2. 안식일을 준비하는 사제들의 모습(민수 28-29)

 

  민수기 28-29장은 전체가 ‘주님께 바치는 제물’이라는 소제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매일 같이 사제는 백성들을 대표해서 하느님께 제물을 바쳐야 했습니다.

특별히 안식일 제물 봉헌에 관해서는 이렇게 나와 있어요.

“안식일에는 일 년 된 흠 없는 어린 숫양 두 마리를,

기름을 섞은 고운 곡식 가루 십분의 이 에파의 곡식 제물과 제주와 함께 바친다.

이는 일일 번제물과 그것에 딸린 제주 외에 안식일마다 따로 바치는 번제물이다.‘”(민수 28,9-10)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두 대목을 볼 때,

‘안식일’은 구약시대부터 종교적, 사회문화적으로 엄청 중요하게 내려온 전통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막지 않으십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죠. ‘예수님은 안식일을 폐지하려고 하시는 것인가?’

 

  바로 여기에 우리 그리스도 신앙의 핵심이 숨겨져 있습니다.

율법도, 계명도, 규율도, 안식일도 모두 중요하지만

하느님께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당신을 닮게 빚으신 ‘인간’이라는 점.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마태 12,8)라는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당신을 위한 존재가 되도록 바라시기 전에, 우리를 위한 존재가 되시려고 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요한 13,1)

예수님은 오늘 안식일 논쟁을 통하여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 방식을 보여주시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우리의 몫이 남아 있습니다.

그저 ‘안식일을 율법주의적으로, 규율만으로 지킬 것인가?

아니라면, 예수님의 정신을 닮아 인간을 사랑하는 삶으로 내 삶을 끌어갈 것인가?’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시편의 고백으로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나의 주 하느님!)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시편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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