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603 나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018-06-02 21:20:01
박윤흡 조회수 1255

 

오늘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혈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이 날에 우리는 부속가<성체송가>를 노래합니다.

 

“거룩하신 말씀따라 빵과 술을 축성하여 구원위해 봉헌한다.”(10절)

“모든교우 믿는교리 빵이 변해 성체되고 술이변해 성혈된다.”(11절)

“물질세계 넘어서니 감각으로 알 수 없고 믿음으로 확신한다.”(12절)

“살은음식 피는음료 두가지의 형상안에 그리스도 온전하다.”(14절)

“나뉜성체 조각마다 온전하게 주예수님 계시옴을 의심마라.”(19절)

“참된 음식 착한목자 주예수님 저희에게 크신자비 베푸소서.

저희먹여 기르시고 생명의땅 이끄시어 영생행복 보이소서."(23절)

 

  총 24절에 이르는 부속가 가사 중에서 제게 와닿는 구절들을 적어보았습니다.

핵심을 말하자면, ‘거행되는 모든 미사에서 사제의 손을 통해 축성된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 곧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수난을 목전에 두시고,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도성에 입성한 후를 전하고 있습니다.

소위 우리가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는 대목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시며 말씀하시죠.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며 하셨던 이 말씀을 역사 속 모든 사제들은 그분의 제자이자 대리자로서

하느님 백성 앞에서 재현합니다. 미사 안에서 말입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무엇이 중요하다는 거지?

예수님께서 하셨던 수많은 말씀들 중에 왜 이 말씀만이 매 미사에서 2,000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왔던 것일까?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 핵심은 이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포인트는 ‘기억’에 있습니다.

가톨릭교회가 2,000년 동안이나 이 말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되풀이하여 그 사건을 재현하는 것은

바로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위대한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는

‘거룩한 표징’Von Heiligen Zeichen(장익 옮김, 분도출판사, 2011)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빵은 양식이다. 정말로 멱여 살리는 꾸밈없는 양식이다.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 실속있는 양식이다. 빵은 참되다.

... 이런 빵의 형상으로 하느님은 우리들 인간을 위해 산 양식이 되어 주신다.

  ... 술은 음료다. 물처럼 목을 축여주기만 하는 음료는 아니다.

... 술은 모든 것을 시원하고 밝게 승화시켜 주는 맑은 아름다움이고 향기이며 생기이다.

이런 술의 형상을 취하여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당신의 신성한 피를 주신다.

그것도 그저 얌전한 음료로서가 아니라 하느님다운 감미의 넘쳐흐르는 몫으로 주신다.

  ...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빵과 술이 되셨다. 음식이 되어주셨다. 우리는 이제 그를 먹고 마실 수 있다.

빵은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함을 말하며,

술은 과감과 세상이 모르는 기쁨, 향기와 아름다움, 탁트인 마음과 무진한 베풂을 말한다.”(p.69-71)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예수님의 사랑은 ‘당신 자신을 온전히 우리에게 내어주신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것도 우리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음식과 음료로 오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음식으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렇기에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열정적인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 또한 누군가를 위하여 나를 내어주는 사랑의 실천을 하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우리들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강론을 갈무리하며, 성체와 성혈을 모실 때의 사제가 봉헌하는 기도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저를 지켜주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피는 저를 지켜주시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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