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520 나해 성령강림대축일
2018-05-19 17:27:34
박윤흡 조회수 1084

 

“내가 사랑 받았고 은총 속에 산 것은 성령께서 나에게 가르쳐 주셨도다.

주의 참된 평화여 신성한 감격이여 주는 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오늘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Spiritum Sanctum을 받아라!’”(요한 20,22 참조)

‘숨을 불어 넣는다’는 이 표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시지 않았나요?

 

  창세기 2장 7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

- ‘homo in animam viventem’(생명의 숨을 불어넣다)

라틴어 성경에서는 이 ‘숨’을 ‘anima’로 사용합니다.

anima는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공기, 바람, 숨, 생명, 영혼, 정신..

 

  아주 다양한 표현들로 사용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공기와 바람, 숨과 생명, 영혼과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기가 없이 우린 살 수 없지요.

바람이란 존재는 느낄 수 있지만 바람이 결코 손에 잡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을 때 없는 분처럼 보이지만 항상 함께 계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거룩한 영이신 성령께서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을 역사하시는 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일곱 가지 은사를 주십니다.

지혜, 통달, 의견, 굳셈, 지식, 효경, 경외(두려움)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이 일곱 가지 은사 또한 눈에 보이진 않아요.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저 ‘주어진 은총을 갖고 살면 되는 것일까?’

 

 

  저는 ‘신앙’에 대해 묵상합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은총과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고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전합니다.

하느님의 은총만으로도, 인간의 노력만으로도 결코 신앙은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부르심에 나 자신이 스스로가 응답할 때에 신앙의 빛은 공명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성령강림대축일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부어주시지만,

우리들의 노력이 간과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1독서의 사도들처럼 ‘성령으로 가득 차기 위해서’(사도 2,4 참조)는 

우리가 받은 은사를 지켜나가려는 열망과 의지적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성령의 은총이 충만한 오늘 되시기를 바라며,

이탈리아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의 저서 ‘주님’에 나온 ‘신앙과 성령’부분을 발췌하여

소개해 드리고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성령은 신앙을 일으키는 분이시다.

신앙은 자연적 인식의 단순한 심화, 고양 또는 세분화도 아니고 일반적 형태의 종교적 체험도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말씀에 대한 부름받은 사람의 특별한 대답이다.

성경적 의미에서 신앙적으로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

신앙은 새로운 인간의 행위이며, 하늘 나라에는 이 신앙을 통해서 들어간다.”

(로마노 과르디니, 남현욱,박재순 역, 주님, 바오로딸, 2012, p.638-639)

댓글 1개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