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330 나해 주님 수난 성 금요일(수정)
2018-03-30 00:27:23
박윤흡 조회수 1347

  오늘 우리는 주님수난 성 금요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년에 단 하루, 미사가 없는 날입니다.

우리가 모여 봉헌하는 이 시간은 미사가 아니라, '수난 예식'이죠.

주님의 '가상 칠언', 곧 '십자가 위에서의 일곱가지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2.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

3.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

4.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

5. "목마르다."(요한 19,28)

6.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7.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계시는 그 순간에 하신 말씀들입니다.

병을 고쳐주고 상처와 아픔에 연고를 발라주었던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소경이 눈을 떴고, 절름발이가 걷게 되었으며, 죽었던 그 사람이 다시 생명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심지어 3년의 시간을 동고동락했던 이들,

마지막 만찬 때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물음을 던졌던 그 제자들조차도 예수님을 배반했어요.

'도대체 예수님께서는 이 십자가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우리는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며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수님께서 처절하고 비참하게 매달려 계신 십자가에 우리들의 구원이 달려있습니다.

'보라, 십자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

 

우리는 이제.. 이 수난 예식 안에서 '십자가 경배'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분명 이 십자가가 헛되지 않음을 믿으셨습니다.

 

'목마르다. 사랑에 목마르다.'

 

이렇게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사랑의 목마름을 부르짖고서 당신의 마지막 생명을

오롯이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하십니다.

 

  

  강론을 갈무리 하며, 라인홀트 슈테허 주교의 ‘성 금요일 묵상’을 나누고자 합니다.

 

“성 금요일을 마냥 절망적인 암흑에 남겨 두지 않는 번개 빛발들이 있다.

번개는 모두를 비추고 지나간다.

예수를 거슬러 공모하던 자들, 상류사회의 부자,

숨 막히는 율법 학자들, 로마 군대의 장교, 정치적 광신자..

  그러면서 주님께서는 성금요일의 번개불들로 어떻게 앞으로 승리할 것인지,

아니 어떻게 우주적으로 승화할 것인지를 보여주신다.

그것도 그의 제자들이 바랐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십자가와 은총으로 승리하며

그 승리의 길은 영원한 영광으로 이끈다.

암흑의 시간에서 영원히 그칠 줄 모르는 이 메아리가 우리에게 울려와야 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성 금요일 밤은 암담하게 어둡지만은 않다.

죽음과 낭패만도 아니요, 증오와 악의의 승리만도 아니다.

십자가의 시간을 꿰뚫고 은총의 승리가 비춘다.

성금요일은 그 뒤에서 번개 빛발이 번쩍이는 뇌운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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