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208 나해 연중 제5주간 목요일
2018-02-06 23:38:20
박윤흡 조회수 1071

( 2월 7,8일 제가 교육 받으러 가는 관계로 미리 강론을 업로드 하였습니다.)

 

 

 

 

 

교우 여러분, 빵이나 과자 자주 드시나요?

저는 즐겨 먹진 않지만 가끔 이런 종류의 간식을 먹다보면 ‘부스러기’가 나옵니다.

이 부스러기의 매력은 손으로 집어서 입에 넣었을 때 식감이 있진 않지만

입 안에서 녹아 버린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꼭 빵, 과자를 먹을 땐 봉지 채 들어서 부스러기를 입안에 쓸어넣고는 합니다.

그 묘미가 있어요!

 

 

  오늘 복음에는 ‘시리아 페니키아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교도인 이방인 여인이 예수님 앞에 나와서

‘제 딸을 고쳐 주십시오!’라고 하는 대목도 물론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이 대목이 보다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주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 7,28)

 

 

  앞부분에서 분명 예수님은 ‘부스러기’에 대해 언급하시지 않습니다.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마르 7,27)며 “빵”(마르 7,27)에 대해서만 말씀하고 계세요.

여인의 태도에서 ‘빵조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먹겠다는 건 얼마나 큰 간절함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문득, 영성체 후 사제가 성체 부스러기를 성작에 모아서 물을 부어 설거지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설거지를 할 때 이런 기도문을 봉헌해요.

 

“주님, 저희가 모신 성체를 깨끗한 마음으로 받들게 하시고,

현세의 이 선물이 영원한 생명의 약이 되게 하소서.”

 

 

  가톨릭 교회는 성체 부스러기 한 점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한  점 부스러기 속에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믿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전통'이죠.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믿음은 바로 이런 믿음이 아니었을까요?

 

 

  주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은 어떤 것이든 간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그런 구구절절함 말입니다.

둥근 원형의 성체가 아니라

작은 부스러기 성체조각일지라도 소중히 여기는 2,000년 교회의 역사처럼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말씀과 양식은 ‘내 딸을 마귀로부터 구해내실 것’이라는 철저한 간절함이

바로 오늘 우리가 마주한 여인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묵상해 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 두 손 모아 주님 앞에 나아온 여인의 간절함은
오늘 자신의 딸을 마귀의 지배로부터 구해냅니다.

바로 이 믿음과 간절함을 우리가 살아갈 때 주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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