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206 나해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2018-02-05 09:29:56
박윤흡 조회수 1164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습니다!”

 

 

  저는 ‘강아지똥’과 ‘몽실언니’를 쓰신 ‘권정생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단순히 그분께서 걸작을 남기셨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삶은 “모든이에게 모든 것”(1코린 9,22)이 되어준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나는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 가난한 자 곁에서 함께 가난해지는 것뿐이다.

예수님이 만약 화려한 옷을 입고 고급주택에 살며

고급승용차에 경호원을 데리고 나타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몇백만원씩 나눠주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예수님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가 능수능란한 부흥사도 아니고 자선가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니고 예언자도 아니라

가장 소박한 한 인간으로 우리 곁에서 33년 동안 고락을 함께 해준 삶 때문인 것이다.”

 

-권정생, '우리들의 하느님' 중에서(p.41)

 

 

 

  권정생 선생님께서는 예수님을 소박한 인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자기를 비우고 조건없이 모두에게 다가가셨던 예수님의 삶을 통해

‘하느님이 누구신지’ 역설하고 계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참 인간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복음에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조건’이 있습니다.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고,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도 해야하며

그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다’(마르 7,3-4)며 복음은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실제로 율법은 637개에 달하는 거대한 조건의 형식을 갖추고 있죠.

 

 

  이렇게 구원에 이르기 위해 열성을 다하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마르 7,7)

 

  문득 이 말씀이 떠오릅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를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하느님 나라는 조건이 있어야만 들어가는 걸까요?

어떤 품에 오르기 위해서,

자격이 주어지기 위해서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조건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율법의 완성은 무엇입니까?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하느님께는 조건이 없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봉사직에 임하면서 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나를, 우리 공동체를 조건없이 사랑하시는 것처럼

나 또한 내 이웃을, 공동체를 조건없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자격입니다!

예수님은 과거의 것을 지극히 중대하게 여긴 나머지 전통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내치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의 방법론은 ‘조건없이 모두를 향해 열린 포용’이었죠. ‘사랑의 프로선수’말입니다!

 

  하느님은 참으로 ‘우리들의 하느님’이십니다.

‘나만의 하느님’도, ‘너만의 하느님’도 아닌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세상 속 신앙인으로 살며 우리는 늘 이 질문에 마주섭니다.

 

‘마귀의 우두머리 루치펠의 깃발과 예수 그리스도의 깃발,

이 두 개의 깃발 가운데 우리가 선택할 깃발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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