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120 나해 연중 제2주간 토요일
2018-01-19 18:04:33
박윤흡 조회수 1188

오늘도 예수님은 아버지 하느님을 따르는 여정 위에서 끊임없이 투쟁하십니다.

한창 예수님을 보기 위해 몰려 들어 식사도 하지 못하고 있는 판에,

'예수님을 미쳤다'고 하며, 다른 사람들도 아닌 친척들이 그분을 붙잡으러 나선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상상해 보세요!

'예수야! 제발 그만 좀 해! 너 정말 비상식적인 사람이구나!

네가 어떻게 메시아란 말이니? 넌 나자렛 목수의 아들 예수란다. 제발 정신좀 차리렴!'

 

 

  아마도 친척들은 어릴 때부터 봐온 예수였기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늘,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마르 3,21) 라는 구절에 머물며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마르코 복음 저자는 왜 '미쳤다'는 단어를 썼을까?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이며,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마르 3,21)

"In furorem versus est"(mr 3,21)

 

라틴어 성경(Vulgata)입니다. 직역하자면, "그는 광기의 골에 빠져버렸다." 라는 말입니다.

'미쳤다'를 보기 위해서 'furorem'를 찾아보니,

'분노', '광기', '열광', '광란'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 단어의 원의는 무엇일까요?

 

  'furo' 입니다.

이 동사는 사전에 의하면 3개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미치다. 실성하다. 제정신이 아니다.
  2. 미쳐 날뛰다. 격정에 사로잡히다. 격분하다. 열광하다.
  3. 맹렬하다. 맹위를 떨치다.

 

  이렇게 단어를 분석해 볼 때,

예수님 친척들의 입장은 1번에 가까운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 유대문화 안에서 '내가 그리스도 메시아다!' 하고 말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내 조카가 그런다고 생각했을 때 받아들이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문득, 우리 신앙 선조들의 얼이 그려집니다.

온갖 환난과 고초 속에서도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어 바친 그 신앙의 어른들 말입니다!

그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그리스도 신앙을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당시, 우리 순교 성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처럼 예수님을 바라보듯, 사람들은 그분들을 봤을거에요.

'천주학쟁이'라는 비하 발언을 비롯해서 갖은 수모와 모욕을 다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결국 천국 복락을 누르며, 하늘나라의 월계관을 쓰는 영예를 받으셨죠. 어떻게 가능했겠습니까?

 

  하느님을 향한 열광!

세상의 것을 좇지 않고 하느님을 선택하려는 자세,

실리를 따지지 않고 극도로 이기적인 세상에서 역설적이게도 나를 내어주면서,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마음가짐!

어쩌면 세상의 눈으로 볼 땐 제정신이 아니거나, 실성했거나, 미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선택의 갈림길이 보입니다. 세상의 것을...? 하느님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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