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103 나해 주님 공현 전 수요일
2018-01-03 09:08:08
박윤흡 조회수 1158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이 기도문은 오늘 복음에서 나타난 요한 세례자의 절박한 고백인 동시에,

매 미사 때마다 성체성혈을 들어 올리고선 사제가 봉헌하는 기도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이 기도문이 진정으로 와닿으시는지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지금도 성체 안에, 우리 삶에 현존해 계시면서 우리의 성화를 위하여 매일같이 '먹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믿으시는지요?

 

 

  사제가 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고해소에 있다보면 '신앙인의 세상 속 투쟁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을 선택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과 두려움, 불안이 엄습하는 가운데 세상의 것을 선택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신앙인으로 산다는 건,

어쩌면 '하느님'과 '세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뇌하는 나 자신의 저울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교황이 되신 후, 대중 앞에서의 첫 연설은 바로 이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은 죄인입니다."

 

 

  2014년 2월 19일, 일반 알현 시간에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유산을 받아서 멀리 떠났다가 돌아온 아들의 비유를 기억해 봅시다.

그는 자기 재산을 모두 탕진했고 더 이상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어졌을 때 그는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합니다만,

아들이 아니라 종의 신분으로라도 돌아가고자 합니다.

얼마나 많은 잘못과 후회를 했겠습니까!

놀라운 일은 바로 그가 용서를 청하면서 말을 시작하려고 할 때,

그 아버지는 말을 하도록 두지 않고 그를 끌어안아서 입을 맞추고 축제를 엽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고해성사를 받을 때마다 하느님은 우리를 끌어안으시면서 축제를 여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을 때 하느님께서 모르실까요?

우리가 넘어지고 등을 돌릴 때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영혼과 마음의 상태를 모르실까요?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루카 12,7)는 말씀은..

이미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잘 알고 계신다는 사실을 전제합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단죄하거나 판단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루카 12,7)

 

 

  하느님은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절대로 째째하게 우리 죗몫을 물으시고 처단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인간과 함께 사시고 인간을 위해 사셨으며,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몸소 십자가에 못박혀 죽고 부활하셨다는

우리 신앙에 대한 간절한 믿음을 우리는 청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앙은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와 사랑의 혁명'이기 때문입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 예수님께 자비를 청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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