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101 나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18-01-01 07:33:03
박윤흡 조회수 1229

  찬미 예수님!

오늘 우리는 교회가 기념하는 어머니 성모님과 함께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에 대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묵주알을 굴리시던 엄마,

집밖에 나와 있으면 수시로 ‘밥은 먹었냐’며 걱정하시는 엄마,

제 잘못에 꾸중하시고 매를 드시고서는 방에 들어가서 눈물을 훔치시던 엄마,

엄마는 괜찮다며 맛있는 반찬 다 주시고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집이 가난해도 사람들 앞에서는 그런 티내면 안된다며 좋은 옷 입혀주시려는 엄마,

두 세시간밖에 못 주무시고 새벽에 일찍 일가시면서도 아침 식사를 다 차려놓으시는 엄마,

아들이 걱정할까봐 힘든 티 안내시고 늘 괜찮다며 되려 제게 힘을 주시던 엄마.

그렇게 저를 낳으시고 기르신 분이 바로 ‘우리 엄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은 비단 제 어머니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모습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신학교 독방에서의 어느날 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이 매이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때 저는 엄마의 사랑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늘 나를 위해 살고 계신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저는 그렇게 살아오신 엄마의 사랑이 그리웠던 것이었습니다.

엄마라고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고 했던가요?

‘엄마’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오늘 교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새해 첫날, 우리는 성모님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복음은 오늘 성모님의 특별한 행동을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어머니는 예수님을 낳고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하십니다.

예수님의 전 생애 동안 어머니는 언제나 그분 곁에 함께 계셨습니다.

그런데 아들 예수가 걸었던 그 길,

어느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고 배척만 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그 길을 걷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심장이 칼에 꿰찔리는 고통과 아픔이 삶의 무게를 짓눌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꿋꿋이 참고 견디면서,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내딛는 아드님의 모든 발걸음에

믿음의 힘으로 동행했다는 사실에서 성모님의 위대함이 드러납니다.

고독과 외로움, 쓸쓸함과 비참함, 이해받지 못하는 답답함과 세상적인 어리석음 앞에서도,

성모님은 묵묵히 아들 예수와 함께 계셨습니다.

 

  성모님의 모습 안에서 엄마의 큰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 사랑은 바로 ‘침묵 속에 사랑’입니다.

침묵 속에서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며,

마치도 분신처럼 늘 함께 하시는 엄마의 사랑이 바로 성모님의 사랑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공경합니다.

하느님은 흠숭의 대상이시지만 성모님은 공경의 대상입니다.

침묵 중에 깊은 신앙으로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의탁하고,

사랑으로 자녀를 감싸며 자비로이 보살피시는 성모님을 공경합니다.

성모님은 이 신앙과 사랑으로 당신의 태를 통해 예수님을 낳으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다’는 속담은 어머니의 큰 사랑을 보여줍니다.

‘자녀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또 보듬어 주라고 신이 부모라는 존재를 아이 곁에 두었다’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언제나 우리의 기도와 간청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서 힘들고 지치는 역경과 아픔이 있을지라도

침묵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성모님을 기억하며,

늘 두 팔을 벌리고 우리를 안아주실 어머니께 위로와 자비를 청하는 2018년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모후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