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당고개 성지(서울교구)
2017-06-21 22:52:05
범계성당 조회수 1194

당고개 성지  (서울시 용산구 신계동 1-55 신계 역사 공원)

9월 20일 성지순례 두 번째 목적지는 당고개 성지이다. 당고개 순교 성지는 아홉 분의 순교 성인과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어머니이며 지난 해 복자품에 오른 이성례 마리아가 순교한 곳으로 1839년 기해박해를 장엄하게 끝맺은 거룩한 땅이다. 대부분 천주교 평신도들은 서소문 밖에서 처형되었으나 처형일(12월 27일)이 설날과 가까워서 상인들이 반대를 했기 때문에 처형지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27일에 박종원 아우구스티노, 홍병주 베드로, 손소벽 막달레나(최창흡 베드로 성인의 아내, 최영이 바르바라 성녀의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 이경이 아가타, 이인덕 마리아(어머니 조바르바라, 언니 이영덕 막달레나), 권진이 아가타 등 일곱 분이, 28일 홍영주 바오로, 이문우요한, 최영이 바르바라 세 분이 순교하였다.

당고개 성지는 가족들의 간절한 사연을 간직한 성인들이 많은 곳으로 어린 자식을 거느린 세 어머니는 천주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모성애까지도 초월하여 순교의 월계관을 차지했다. 이곳을 찔레꽃 아픔이 매화꽃 향기로 가득 찬 어머니의 성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이성례 마리아는 남편과 함께 옥에 갇혀 있었다. 그런데 남편 최경환 프란치스코가 순교를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자녀들을 돌보고자 잠시 배교하였으나 곧 큰 아들 최양업 토마스가 사제 수업을 받는 다는 이유로 다시 체포되었을 때는 용감히 배교를 취소하고 끝내 순교하였다. 자식을 위해 배교하고, 자식을 위해 순교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에게 자식들이 희광이를 찾아가 “우리 어머니가 아프지 않게 단 칼에 하늘나라로 가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청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아프고 저렸다. 젖먹이를 옥에서 잃고 세 아들을 두고 떠나야 했던 이성례 마리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어머니와 신앙 앞에서 고뇌했을 그 마음을 … 남은 아들들에게 형이 신부가 되어 돌아올 때까지 열심히 기도하며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하며 순교의 칼을 받았다고 하니 신앙이 야속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또한 11남매 중 10남매를 잃어야 했던 손소벽 막달레나(39세), 인간사 그 모든 것보다 신앙을 우선시하며 살았던 최영이 바르바라(21세), 이경이 아가타(26세), 천국을 향한 신앙 교육을 중시한 가문의 아들들 홍병주 베드로(41세)와 홍영주 바오로(38세), 끝까지 말씀에 의지하며 살았던 박종원 아우구스티노(47세), 성직자들을 도와 자신의 삶을 완성한 이문우 요한(30세) 그리고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리기 위해 모질게 싸워 참된 회개의 삶을 살았던 권진이 아가타(20세), 외교인 가족들에게 참된 신앙의 마중물이 된 이인덕 마리아(21세) 등 한 분 한 분 성인들의 삶을 듣고 오늘의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깊이 고뇌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순례가 되었다.

요즘 천주교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날마다 미사와 고백성사, 영성체를 하며 영성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쉽게 저버리고 냉담하는 신자들이 많으니 순교성인들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호강스런 삶을 살면서도 삶이 버겁다고 아우성치는 현대인들을 보며 성인들은 무엇이라고 말할까? 오늘의 한국천주교회가 있기까지 순교로 피흘린 성인들이 희생제사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꽃다운 나이 호사 한 번 못하고 순교로 신앙을 증거했던 성인들의 삶을 마음 깊이 새기며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성당에서는 순교자 성월 피정이 진행되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고 사무실에 가서 성지순례 책자에 확인을 받고 새남터 성지로 향하였다.

당고개성지 항아리와 형틀당고개성지 항아리와 형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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