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609 다해 성령 강림 대축일(하느님께 불가능이란 없다.)
2019-06-08 15:37:52
박윤흡 조회수 481

  오늘 교회는 성령강림대축일을 지냅니다. 오늘로서 부활시기가 마무리됩니다.

내일부터는 제단 위에 놓여있던 부활초도 내려놓습니다.

또 부활시기 동안에는 늘 백색제의를 입어왔지만,

이제 연중시기로 접어들며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고서는 녹색제의를 입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우리가 그간 보냈던 그리스도 부활의 거룩한 신비를

평범한 연중의 시간 속에 녹여 살아내라는 ‘그리스도인다운 부르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질문이 생깁니다. ‘신부님, 어떻게 부활의 신비를 살아가라는 것입니까?’

 

 

  이 성령강림대축일에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그리고 흥미롭게도 ‘용서’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용서와 성령이 무슨 관계가 있겠죠?

 

  가슴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런 고통과 시련을을 주시는 하느님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집안에 누워서 빈둥거리는 남편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인격적인 모독을 준 그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요.’

  이제 되묻습니다. “형제님, 자매님. 그러면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용서하고 싶어요.. 그게 잘 안되요, 신부님.’

 

  이 대목에서 문득 예수님의 십자가상 말씀 하나가 떠오릅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이들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계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이들을 용서해주시기를 청합니다.

질문이 생깁니다. ‘신부님! 그분은 하느님이시고 우리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답은 이렇습니다. ‘분명 어렵겠지만 가능하다.’

 

  오늘 2독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1코린 12,13)

“(우리 신앙인에게 주어진)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1코린 12,6)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1코린 12,7)

 

  정리해보자면, ‘세례를 받은 우리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의 현존을 믿는다면

우리는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너 있다.’

 

 

 

  오늘 우리 교우분들은 ‘성령칠은카드’를 뽑으실 것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일곱 가지 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슬기 혹은 지혜, 깨달음 혹은 통찰, 일깨움 혹은 의견, 앎 혹은 지식,

굳셈 혹은 용기, 받듦 혹은 공경, 두려워함 혹은 경외입니다.

 

  이 성령칠은카드를 그저 ‘성령강림대축일이니까 성당에서 주는 카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형제 자매님 한 분 한 분을 위해 마련하신 ‘성령의 은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대축일을 통해 우리 안에 하나의 열매로 기거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열매를 썩히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다른 말로 하자면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죠.

카드를 받고서 방치하지 마시고 핸드폰 케이스, 지갑, 자동차 백미러, 내 방 등 매일매일 잘 볼 수 있는 곳에 두고서

되새김질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카드를 볼 때마다 이렇게 다짐하는 것입니다.

 

  “올해 성령강림대축일엔 하느님께서 이 열매를 나에게 주셨네.

오늘도 이 열매를 기억하며 하루의 지향을 두고 잘 살아보자.”

 

  악이 만연한 이 세상에서는 결코 우리의 힘만으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순 없습니다.

‘내 안에 너 있다.’하고 말씀하시는 하느님께서 내 삶의 주인이심을 기억하며 살 때에

분명 우리는 인간의 힘을 넘어서는 그리스도 부활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마르 10,27)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로마서 8장,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소개해드리며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육을 따르는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 육 안에 있는 자들은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로마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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