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517 다해 부활 제4주간 금요일(충만을 향하여)
2019-05-20 07:22:58
박윤흡 조회수 638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

 

  피정의 주제인 ‘비움과 채움 그리고 충만’을 묵상합니다.

오늘은 ‘비움에서 채움으로, 채움에서 충만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A->B=C가 아니라, (A<->B)=C라는 묵상을 하게 됩니다.

곧, 비움과 채움의 연속적인 과정 안에서 충만이라는 빛이 점점 더 밝아진다는 것입니다.

비우고 채우고, 또 비웠다가 채우는 과정이 참으로 중요하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그래서 그 형제, 그 자매 어떻게 됐대?’, ‘그래서 시험은 합격했대?’

우리가 ‘그래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를 돌이켜보면

‘과정은 중요치 않고 그래서 결론이 뭐냐’는 의도가 은폐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과가 도출되기 위해서 수많은 과정들이 자리합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들의 피나는 과정들이 있어야만 하고,

소위 성공이라고 할 만큼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도 피나는 인고의 노력이라는 과정이 있어야만 합니다.

결과를 바꿔 말하면,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목적을 향해서 진력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과정인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을 보기를 바랍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주셨을까?’

내 노력의 과정이 없었는데 그저 ‘무조건적으로 주시기만을 바라는 마음’ 또한

다른 한 편으로의 과정 생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과정 안에서 충실하지 못할 때 ‘마음의 산란함’이 찾아옵니다.

또 결과만을 보고서 과정을 생략할 때에도 ‘마음의 산란함’이 찾아오죠.

수많은 과정들 속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셨음을 망각하고서 말입니다.

 

  비움과 채움의 연쇄작용 안에서 ‘충만’이 생겨납니다.

나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을 채우는 끊임없는 영적인 투쟁 안에서 참된 충만을 우리는 선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이자, 우리를 향해 미리 마련된 축복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충만에 이르고자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비워야 할 것이며 또 무엇을 채워야 할 것인지’ 철저한 식별이 요구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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