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216 다해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행복하다.)
2018-12-15 15:32:57
박윤흡 조회수 886

  오늘 교회는 대림 3주일을 보내는 동시에 ‘자선 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자선.’

 

사전을 찾아보니 ‘남을 불쌍히 여겨 도와줌’, ‘동정심이 많다.’, ‘남을 배려하다.’, ‘선의를 베풀다.’등으로 해석이 됩니다.

자선의 의미가 무언지는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교회에서는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가톨릭 대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곤궁한 상태에 있는 사람 또는 시설에,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에 입각하여 베푸는 물질적 경제적인 원조를 가리킨다.

가톨릭교회는 고해성사 후 회개의 보속으로 자선을 주요한 형식이라고  생각해 왔다.

... 가톨릭에서 말하는 ‘자선사업’은 애덕의 7가지 실천,

곧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일,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는 일,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주는 일,

집 없는 자에게 머무를 곳을 제공하는 일, 병든 자를 방문하는 일, 감옥에 있는 자를 방문하는 일,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하고 묻는 일 등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자선(慈善, almsgiving)

 

  사실 교리서의 가르침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최후의 심판’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신약성경의 내용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5-40)

 

  공부를 하다보니, 2개의 영어단어가 ‘자선’으로 해석됩니다.

하나는 ‘charity’로 ‘동정’, ‘연민’ 등으로 해석이 됩니다. 자선을 위한 마음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반면, ‘almsgiving’으로도 해석이 되는데 이는 ‘구제활동’을 뜻합니다. 구체적인 자선행위를 말하는 것이죠.

교회 교리서에 나온 자선은 almsgiving을 씁니다.

그저 마음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자선을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가르칩니다.

“옷을 두벌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주어진 것에 만족하여라.”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하느님은 도대체 나더러 왜 퍼주기만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인가?

나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왜 자꾸 남에게 주라고 말씀하실까?’

 

  이런 의문을 가지면서도 우리 내면에 용솟음치는 진리의 말씀이 있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사도 20,35)

우리는 실제로 살아오면서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살아왔습니다.

‘왜 그게 더 행복할까?’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어서

언제나 주기만 하시는 하느님을 닮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원초적인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셨습니까? 십자가를 보십시오.

하느님은 우리를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당신의 한 목숨을 바쳐서 영원한 생명과 부활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오십니다. 끊임없이 내어주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주시기 위해서 또 다시 아기 예수님이 되어 오시는 하느님입니다.

우리는 그 하느님을 기다리고 있고 어느새 벌써 하느님의 거룩한 탄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거북이가 이겼습니까? 토끼가 이겼습니까?

모두가 다 토끼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거북이가 결승선을 밟았습니다.

거북이는 느릿느릿 걸으면서 만나는 이들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주었어요.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건 바로 이렇게 거북이의 모습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이제 우리 본당은 성탄을 준비하는 판공주간이 시작됩니다.

고해성사를 보고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나의 것을 내어줄 때에 우리는 하느님을 닮을 수 있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정성을 보시고서 하늘나라의 문을 여십니다.

그렇게 깨끗해진 나의 영혼에 곧 오실 아기 예수님께서 밝게 웃으며 머무르실 것입니다.

 

  맑은 영혼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우리 범계성당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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