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320 다해 사순 제2주간 수요일(가두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2019-03-20 16:45:52
박윤흡 조회수 575

  오늘 복음의 시작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최측근 제자들을 불러서 소위 ‘예루살렘에서의 수난 예고’를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감정이 어떠했을까요?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만감이 교차하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다가와 예수님께 청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21)

  스승님이 그 아들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모르고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모르는데 대뜸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극성스러운 엄마’의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하는 두 아들의 어머니 모습입니다.

아마도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채,

세상적인 논리 안에서 기적과 표징을 일으키고 좋은 평판으로 소문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만을 보고

‘아! 이제 저분이 우리의 임금이 되실 분이로구나!’하면서 제 아들들좀 잘 봐주십사 ‘한 자리만 주십시오.’하는 모습이지요.

돈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부리는 그런 아들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청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한편 생각해 보면, 모든 엄마의 마음은 이런 마음이 아니겠는가 싶어요.

흥미로운 것은 제자들의 반응입니다. “다른 열 제자가 ... 그 두 형제를 불쾌하게 여겼다.”(마태 20,24)

어쩌면 모든 사람의 마음에 그런 열망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 보여집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여기에서 이야기를 돌리십니다.

“너희는 군림하거나 세도를 부려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7)

 

  예수님은요, ‘내가 이룰 나라는 돈과 명예, 부와 권력이 가득 찬 그런 나라가 아니라,

섬김과 봉사로 채워지는 사랑 가득한 하느님 나라’임을 역설하시면서

그들이 갖고있는 세속적인 사고방식을 일망타진하십니다.

3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아주 가까이 머물던 제자들조차 예수님의 원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지요.

 

 

  그리스도 예수님의 나라는 ‘사랑이 가득찬 나라’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통탄할 만한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국내 영화의 느와르나 액션 장르에서 등장하던 마약 밀수, 살인, 폭력과 돈에 대한 욕망이 정말로 스크린 안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더욱 더럽고도 독하게 펼쳐지고 있어요.

어쩌면 오늘 복음에 두 아들의 어머니가 품었던 간절함을 그들도 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속적인 간절함 안에서 욕심과 부도덕함, 양심에 귀가 먼 행동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로 변모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혼탁한 세상 안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되어서

우리의 몸과 마음으로 좋은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니겠는가 싶습니다

. 우리의 가두선교 또한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려는 우리들의 간절함 안에서 실현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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