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510 다해 부활 제3주간 금요일(살과 피를 내어주는)
2019-05-10 09:15:26
박윤흡 조회수 808

  저는 가끔씩 아침에 범계역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길 건너 범계역은 많은 묵상거리들을 줍니다.

새벽잠을 이기고 집을 나서는 어느 집의 아버님, 어머님, 아들 딸.

꼭 7시 30분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뛰어가는 어느 집안의 아버님 뒷모습과 어머님의 낡은 굽,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 범계역 2번 출구를 청소하시는 아버님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장을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아버님의 바퀴가 흔들리는 캐리어,

잠깐 시간을 내서 바람도 쐬고 잠도 이길 겸 햇빛을 보며 담배를 태우시는 택시기사 아버님들,

새벽같이 짐을 올리고 내리는 궂은일을 하며

하루 종일 험한 도로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택배기사 아버님들.

 

  그리고 이 밖에도 알아내지 못한 수많은 아버님의 모습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아버님들의 모습들 뒤에는, 우리 바깥양반 남편과 자식들이 오늘도 무사히 건강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밥을 짓고 묵주알을 굴리는 어머님들의 모습도 숨어 있습니다.

어쩌면 부모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 살아간다는 건,

내 살과 피를 일평생 온전히 내어주기 위하여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엄마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사랑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예수님께서도 우리들의 부모님과 같이, 당신을 온전히 내어주시는 사랑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너는 내 안에, 나는 너 안에 머무른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하나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성체를 하며 예수님과 우리가 하나가 된다는 그 신비를 믿고 또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를 위하여 불철주야 기도하시고 일하시는

하느님 사랑을 묵상하는 은총 가득한 하루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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