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314 다해 사순 제1주간 목요일(신실한 신앙인 모르도카이와 에스테르)
2019-03-14 17:04:25
박윤흡 조회수 671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에스 4,14.17)

 

  오늘 1독서에 나온 에스테르 왕비의 기도입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서 하느님밖에 없다는 고백을 외치며 하느님께 도우심을 청하는 구구절절한 기도입니다.

 

  잠시 에스테르기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당시 크세르크세스 임금이 통치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중앙집권적이고, 여성을 무시했던 가부장적이었던 이 임금은 자신을 신하들 앞에서 모욕했다는 이유로

왕비를 폐위시킵니다. 그리고서 아름다운 여인으로 불리던 에스테르를 왕비로 맞아들입니다.

  이후 임금은 왕권의 강화를 위하여 ‘하만’이라는 사람을 고위직에 앉힙니다.

이 하만이 지나갈 때면 무릎을 꿇고 절을 하라고 시켰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지침에 반기를 드는 이가 있었으니, ‘모르도카이’입니다.

모르도카이는 에스테르와 같이 하느님을 섬기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한 사람을 신격화하여 우상숭배하는 꼴을 보지 못하겠다고 반기를 들게 된 것입니다.

  하만은 화가 났고 모르도카이 뿐 아니라 유대인들을 몰살시키려고 하였습니다.

물론 거기엔 에스테르도 포함되어 있었어요.

이러한 소식을 들은 에스테르가 화장도 지우고 허름한 모습으로 자루옷을 뒤집어 쓴 채

하느님께 청했던 기도 내용이 바로 오늘의 독서 말씀입니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에스 4,14.17)

 

  인간의 야욕과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을 하느님께서 굽어보시고 위험에 처한 자신을 구해달라는 에스테르의 기도입니다.

이 기도를 마치고서 에스테르는 직접 임금을 만나러 갑니다.

결국 모르도카이는 누명을 벗고 영예로운 의복을 입게 되었고 하만은 몰락에 이르게 되죠.

 

  에스테르기의 마지막 장에서 모르도카이는 다음과 같이 독백합니다.

  “이 모든 일은 하느님께서 이루신 것이다.

... 강이 된 조그만 샘, 빛과 해와 많은 물이 있었는데 그 강은 임금님께서 결혼하여 왕비로 삼으신 에스테르이다.

... 나의 민족, 그것은 이스라엘 곧 하느님께 부르짖어 구원된 사람들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시고 우리를 이 모든 악에서 건져 주셨다.”(에스 10,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11)

 

  모르도카이와 에스테르의 청을 들어주시는 하느님을 오늘 우리는 만났습니다.

우리 위험과 곤경에 처했을 때, 어려움에 빠졌을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청을 거두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시고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기에 우리 또한 이웃의 청을 귀담아 듣는 신앙인들이 되어야 합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요만큼도 양보하지 않고 내어주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이 세상 속에서

우리가 먼저 빛과 소금이 되어 이 황금률의 진리를 실천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르도카이와 에스테르가 하느님을 절절히 따랐던 신앙인이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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