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116 나해 연중 제32주간 금요일(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2018-11-15 23:47:41
박윤흡 조회수 862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루카 17,32-33)

 

  롯의 아내를 보기 전에, 롯이 어떤 인물인가 보아야 합니다. 롯은 어디에 등장할까요?

구약성경에 ‘룻기’가 있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롯’은 창세기 19장에 등장하고 아브라함과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묘사됩니다.

롯은 의인이었고, 롯의 아내는 신앙인이었어요.

그런데 창세기 19장을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다보다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다.”(창세 19,26)고 전하고 있습니다.

 

  의문이 생기죠. ‘왜 예수님께서는 소금 기둥이 되어 버린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일까?’

‘롯의 아내가 행한 대로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도 아니고,

그녀를 닮지 않도록 주의하라’도 아닙니다.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루카 17,32)하고 말씀하십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롯의 아내는 ‘신앙인’이었어요.

하지만 소금기둥이 되어버려서 구원의 문턱에 다가서지 못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9장에 나오는 롯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두 천사가 롯의 가족들 앞에 나타납니다.

이 천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쾌락과 방탕, 향락과 죄에 젖은 이 도시를 멸망시킬 터인데 가족들을 데리고 도망가시오.’

그리고서 덧붙여 말합니다.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되오.”(창세 19,17)

 

  천사들은 절대 뒤를 돌아다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죠.

여기에서 누렸던 모든 세상적인 것들에 대해 미련없이 떠나야만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하지만 롯의 아내는 미련을 가지고 뒤를 돌아다봅니다.

하느님을 보기 보다는 세상적인 것에 미련을 두고서 살아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곤 결국 소금기둥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신앙인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저 성당에 다니는 ‘종교인’일수도 있어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하시는 예수님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성당에 다니는 신앙인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회개하는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살고, 하느님이 내 삶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져야합니다.

고해성사를 통해서 내 영혼을 정화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없으면 안된다는 하느님께 대한 철저한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죠.

회개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롯의 아내처럼 구원의 문턱에 오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하신 것은 지금 이 순간 당장 하느님께로 회개하라는 부르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금기둥이 되어버린 롯의 아내를 기억하면서 뒤를 돌아다보는 종교인이 아니라,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맡기고 그분께 의탁하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청하는

오늘 진정으로 회개하는 거룩한 하루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