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101 나해 모든 성인 대축일(성인이 되는 길은 참행복선언을 삶의 자리에 구현함에 있습니다.)
2018-11-01 18:20:13
박윤흡 조회수 752

  오늘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을 기념합니다.

주임 신부님께서 지난 영명축일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생일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로 ‘나 중심’이며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역국을 끓여 대접하는 날이라고 하셨죠.

반면, 축일은 성인성녀들이 하늘나라에서 태어난 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교회가 기념하는 이 대축일은 모든 성인들이 천상의 나라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기뻐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께서 2005년 즉위 미사 강론 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안내를 받습니다.

그렇기에 제 직무를 저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모든 성인들께서 저를 보호하시고 돌보시며 저와 동행하시기 때문입니다.”

(베네딕도 16세, 즉위 미사 강론, 2005.04.24.)

교황님의 말씀은 비단 교황님께만 유보된 성인들과의 친교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들의 수호천사이신 성인들은 우리와도 함께 계시면서 보호하시고 돌보시며 우리와 동행해주는 친구입니다.

 

  ‘성인의 삶은 어떤 삶일까?’라는 묵상을 하면서 이 책 한 권이 떠올랐습니다.

언젠가 제가 소개해드렸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덕에 관한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특별히 오늘 복음에 나오는 ‘참행복 선언’을 권고의 중심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우리가 부유할 때 하느님의 말씀과 형제자매를 향한 사랑을 담을 자리는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마음에 새롭게 들어오시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예수님께서 늘 그러하셨던 것처럼 나도 내가 만나는 이들에게 온유하고 겸손하게 응대하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세속적인 사람은 주변의 슬픔을 외면하고 눈을 돌립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을 잊은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슬퍼할 줄 아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세상의 정의와 하느님의 정의는 다릅니다. 세상의 정의엔 율법과 규칙만 있지 사랑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정의는 사랑을 전제로 합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고 행동하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겉치레가 아닌 진심을 담아 사랑하는 것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셨습니다.

사랑을 더럽히는 온갖 것들에서 마음을 지키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평화를 갈망합니다.

평화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기억하며 우리 주변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24시간 일상의 삶에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상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날마다 복음의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성덕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하느님의 모든 성인들은

우리가 함께 본 참 행복 선언을 삶의 좌우명으로 삼고 하느님을 중심으로 삶을 펼쳐나갔던 분들입니다.

성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무한한 사랑으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 가정을 부양하는 수많은 사람들, 한 순간도 미소를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

그 밖에 선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은 우리 시대의 성인들입니다.

우리도 성인이 되려는 열망만 있다면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인들이 계시는 하늘나라를 상상해 보세요.

푸른 풀밭에 옹기종기모여 하느님과 대화하며 단풍놀이를 한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예수님께 여쭤봅니다.

‘주님, 영원한 나라, 행복과 미소가 가득한 하늘나라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합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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