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027 나해 연중 제29주간 토요일(우리의 회개를 절박한 마음으로 기다리시는 예수님의 사랑)
2018-10-26 23:55:42
박윤흡 조회수 652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서 두 번이나 반복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3.5) ‘멸망할 것’이라는 표현이 무섭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자비의 얼굴이신 예수님의 본심은 우리가 처참하게 멸망하길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하느님께 마음을 두길 바라시는 것이겠죠.

어찌보면 절박하고 간절한 바램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더욱 목에 핏대를 세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회개해야 한다.’며 강력히 당부하신 후에 ‘포도밭 무화과나무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야기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어떤 주인이 포도밭에 무화과나무를 심었는데 열매가 나지 않아서 잘라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포도 재배인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주인에게 청하죠.

여기에서 나오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표현은 우리를 믿는 예수님의 마음이 온전히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아버지 하느님!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사람들이 회개할 것이니까 멸망에 이르게 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이미 그 사람들 마음 안에는 회개에 대한 갈망이 있는데 그게 참 어렵기 때문에 잘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문득, 코린토 1서 14장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1코린 13,4)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십니다.

당신 뜻대로 우리를 좌지우지하지 않으시고 참고 기다리시면서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통해

쉼없이 우리가 당신께 마음을 두기를 바라시죠.

바로 여기에 예수님께서 자비의 얼굴이라는 사실이 담겨져 있습니다.

 

  매일같이 이루어지는 고해성사와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를 통해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시는 예수님입니다.

이제 우리의 몫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멸망하길 바라지 않으시는 예수님께, 우리를 당신 마음대로 휘두르지 않으시고

그저 참고 기다리시면서 오늘도 십자가에 못박혀 우리의 회개를 바라시는 예수님께 우리가 보답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회개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을 오롯이 두길 바라시는 예수님의 절박한 외침으로 오늘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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