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08 나해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2018-09-06 23:57:12
박윤흡 조회수 940

  오늘 교회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을 기념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으신 어머니 마리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예수님의 성탄(거룩한 탄생)을 기념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나셨기 때문이다.

더구나 동정 마리아의 육을 통해 나셨으니 얼마나 큰 신비인가! 그런데 왜 성모님의 탄생까지 교회는 기념할까?’

 

  이 복된 축일에 성무일도 제2독서에서 ‘크레타의 성 안드레아 주교’는 다음과 같이 안내를 해줍니다.

  “‘그리스도는 율법의 종결이십니다.’ 우리를 율법의 문자에서 끌어내시고 또 그 정신에로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율법이 성취되었습니다.

입법자이신 그분은 당신 손으로 만물을 만드시고 완성시키시고는

율법의 문자를 그 정신으로 변모시키시고 만물을 당신 안에 총화하셨습니다.

그분은 율법을 은총으로 살리시어 율법을 은총에 종속시키시고 은총을 율법과 조화시키셨습니다.

... 이 신비의 개시, 이 신성의 비하, 그리고 하느님이 사람이 되심으로 말미암은 사람의 이 신격화-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의 절정입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방문에는

우리가 구원의 위대한 선물을 받기 전 어떤 기쁨의 서곡이 있어야 했습니다. 오늘의 축일은 이것을 기념합니다.

이 서곡은 하느님의 모친의 탄생으로 시작되고, 신성과 인성이 결합될 때 종료됩니다.

그래서 한 동정녀가 태어나시어 젖을 먹고 자라나 영원의 임금님, 하느님의 모친이 되실 채비를 갖추십니다.”

- 성무일도, 제4권, 크레타의 성 안드레아 주교의 강론, ‘옛 것은 사라지고 모든 것은 새롭게 되었도다.’ 중에서-

 

  안드레아 주교에 의하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총제적으로 집약된 인성과 신성의 신비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지대한 선물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신비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전제적 신비가 있어야 하는데

그 신비가 바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기쁨의 서곡’이라고 표현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탄생과 더불어 온전히 하느님 지향적인 삶이 없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는 빛을 발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제아무리 당신의 뜻을 이루고자 하신다할지라도,

인간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인간의 전적인 동의가 필요한 것인데

성모님께서 당신의 온 삶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신비는 공명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은 기쁨의 서곡이 맞지 않겠습니까?

 

  성모님의 탄생은 우리로 하여금 기쁨과 희망을 안겨줍니다. 천주교 요리문답의 서언에는 이런 질문과 답이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이 났느뇨?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성모님의 탄생과 삶의 모범은 우리로 하여금 신앙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우리 삶의 의미와 방향성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주는 탁월한 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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