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06 나해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2018-09-05 23:41:50
박윤흡 조회수 705

 

 

  사람은 누구나 다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두려움일수도 있고, 세상살이의 버거움에서 오는 두려움일수도 있고,

막막한 앞길에 대한 두려움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 절대자 앞에서의 두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는 세상의 어떤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일지라도 두려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영역’이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깊은 곳으로 나가 그물을 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시몬은 밤새도록 물고기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실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권위있는 분의 말씀이기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그물을 칩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인간의 생각과 경험, 체험과 판단을 뛰어넘는 사건을 마주하게 되죠.

아무것도 잡히지 않던 그 날, 예수님의 한 말씀으로 거대한 양의 물고기가 잡힌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하느님의 영역’을 마주한 것입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고백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들, 남에게 해코지했던 기억, 비윤리적인 언행을 했던 기억,

밖에도 수없이 많은 과오와 죄들이 주마등처럼 베드로의 뇌리를 스쳐갑니다.

왜냐하면 지금 베드로는 절대적인 힘 앞에 서 있기 떄문입니다. 베드로는 ‘하느님의 영역’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극적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지난날의 베드로의 모습은 예수님께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죄가 있던 없던 하느님께서 쓰시고자 하신다면 과거의 모든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이제부터 새로운 삶을 살게된다면 그것으로 족한다는 예수님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는 사건입니다.

 

  두려움에 빠져있던, 지난날 자신의 죄에 얽매여있던 베드로를 예수님께서는 부르십니다.

자기 자신에게 갇혀 자신의 죄책감과 마음의 응어리에만 시선을 두고 있는 그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야!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아버지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분이라구!

난 그런 자비로우신 아버지를 보여주기 위해 너에게 왔어.

두려워하지 말고 새롭게 시작해보자. 이제부터 잘 살면되는거니까.’라고 위로의 포옹을 해주십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루카 5,11)

  베드로의 전적인 신뢰와 그에 따른 선택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베드로는 분명 조건이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체험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베드로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진 못할수도 있겠지만,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조건이 없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입니다.

이것 하나만 기억하더라도 우리의 삶은 영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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