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05 나해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2018-09-04 21:50:07
박윤흡 조회수 995

 

 

  오늘 복음 말씀은 루카복음사가가 쓴 ‘루카 복음’으로 그 특징에 맞갖게 ‘치유자 예수님’을 전하고 있습니다.

‘시몬의 장모를 고치시고’(루카 4,38-39),

‘갖가지 질병을 앓는 이들 또한(마귀 들린 사람들까지도) 고쳐주시는’(루카 4,40) 예수님이십니다.

리고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루카 4,43)며 이야기는 종결됩니다.

저는 전체적인 맥락 아래, ‘치유자 예수님’보다도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예수님’이 더 큰 주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선행을 베풀었으면 그것을 드러내기보다도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라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그만큼 내가 잘한 것에 대해 잘난 척 하는 것은 성덕을 쌓는 일에 결코 덕이 되지 못함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오늘 예수님의 태도가 바로 그러한 모습처럼 비추어집니다.

 

  시몬의 장모를 비롯하여 많은 이를 고치시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드러나길 바라지 않으십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위대하심을, 하느님 그 분이 드러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득할 뿐

당신 자신의 업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발버둥치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도구만 되기를 자처할 뿐인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이러한 자세는 오늘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으로 더욱 갚지게 됩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심는 이나 물을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자라게 하시는 하느님만이 중요합니다.”(1코린 3,6-7)

 

  바오로 사도와 예수님의 공통점은 ‘나는 그저 도구일 뿐이요, 하느님만이 모든 일을 하신다.’라는 이해방식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문득, 예수님의 한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 말씀을 상기하며 오늘 강론을 갈무리하겠습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 네가 자선을 베풀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태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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