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827 나해 성녀 모니카 기념일
2018-08-26 11:52:19
박윤흡 조회수 908

 

 

  오늘 교회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어머니, 성녀 모니카를 기억합니다.

모니카 성녀를 통해 어머니의 신앙과 가족들을 향한 정성 그리고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합니다.

괴팍한 남편과 깐깐한 시어머니의 틈바구니에서 신앙으로 인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셨던 모니카 성녀는

망나니같은 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아들이 ‘아우구스티누스’였어요.

집요할 정도로 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매일 기도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모니카 성녀는

결국 시어머니와 남편을 신앙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그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아들 또한 하느님의 성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어쩌면 모니카 성녀는 성가정의 어머니다운 면모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모두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성녀를 묵상하면, 늘 새벽같이 일어나 성모님 앞에서 묵주알을 굴리며 눈물을 훔치시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식사를 차려놓으신 채 일을 나가시던 저의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제게 ‘잔소리’라고 하시며 이따금씩 말씀을 하셨지만,

저의 방황과 잘못을 알면서도 믿어주시고 침묵하셨습니다.

중, 고등학생 시절엔 저도 참 방황을 했던 사춘기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를 사제의 길로 이끈 것은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며 묵주알을 굴리셨던 어머니의 뒷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신비이며 그분의 힘이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도 합니다.

 

  제 어머니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머니에게 중요했던 것은 신앙이었기에 저는 신앙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니카 성녀께서 가정을 성화시키고 아들을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도움을 준 것은 바로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세상은 소위 ‘대단하다’할만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만 봐도 그렇죠.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모르는 게 없어 어른에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능력적으로 성장한 요즘 시대의 아이들입니다.

그렇게도 스마트해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 대해 잘 모르고, 배려에 대한 부분을 배우지 않은 듯 예의없는 언행을 남발하기도 합니다.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부분들(물론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은

아주 극단적으로 요즘 아이들이 영적으로 피폐해져 있음을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한편,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무엇이 꿈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행복에 대한 기준도, 희망에 대한 간절함도 없어보이는 듯이 비춰지고

기쁨없이 순간적 희열에만 들떠 있는 모습은 다분합니다.

물론 이것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인 어른들의 ‘영적 황폐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돈’만 있으면 다되는 세상처럼, 용돈을 많이 주면 좋은 부모, 주지 않으면 나쁜 부모로 낙인이 되기도 하며

실제로 사회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비정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 학원에 학원에 학원이죠. 신앙은 뒷전이고 언제나 ‘공부가 우선이다’ 합니다.

아쉽게도 그렇게 공부하러 보냈지만 공부하는 아이들이 적다는 것은

이도저도 어쩔 수 없는 현시대의 문제처럼 다가옵니다.

신앙인은커녕 인간이 되기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기 삶을 고민하며 신앙을 체험하고 남을 생각해 볼만한 인간됨의 처지를 느끼고 이해해 볼 경험도 드뭅니다.

부모님께서 짜주신 플랜에 따라 학원길만 걸어왔는데 그 길을 벗어날 때가 되면

고민해 본 적 없던 ‘삶’이란 주제에 대해 세상 한 복판에 우두커니 떨어진 외톨이가 된다는 건 통탄해 마지않을 일입니다.

 

  바로 이러한 시대의 징표 아래, 오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니카 성녀를 보여주십니다.

성녀에게 중요했던 것은 신앙이었습니다.

잠시 왔다가 없어져 버리는 세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영원히 머물러 있는 하느님이셨어요.

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성적도 중요합니다. 대기업, 인류대학은 더없이 중요하죠.

물론 이 모든 것들 다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신앙이요, 하느님 그 분 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단단히 질문을 던지며 외치십니다.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댓글 2개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