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512 나해 부활 제6주간 토요일
2018-05-11 17:41:21
박윤흡 조회수 857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요한 16,28)

 

  어제 홍영진 소화데레사 자매님의 장례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얼마 전 서울대병원에 가서 병자성사를 드린 그 자매님께서

고인이 되어 보이지도 않는 관에 누워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장례미사 강론 원고의 한 부분을 성찰합니다.

  ‘만나면 헤어지고, 알몸으로 태어나 알몸으로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인생의 철칙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자매님의 사랑을 받아왔던 가족 친지들에게 이 순간은 가슴 아프고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하나의 진리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가장 불확실한 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과 우주의 준엄한 법칙이지요.

 

  인간은 영과 육의 결합체로 흙에서 나온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영혼은 다시 하느님께로 되돌아 갑니다.

그동안 고생해오신 삶의 시간들을 분명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하늘나라에서 채워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사람은 허무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손길에서 생겨난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허무의 심연으로 돌아가지 않고, 하느님의 손길로 되돌아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지상으로부터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하늘나라로 이사를 가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잠시 지상에 머무는 나그네의 삶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예수님도 아버지로부터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잠시 머무는 세상 안에서 우리는 얼마나 각박하게 살아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의 정신을 망각하고 나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언젠가 죽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기에 우리는 그 한계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절망을 체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 신앙은 결코 거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죽으셨지만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내일이면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부활에 대한 희망과 하늘나라로의 여정길을 몸소 보여주십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께 우리들의 전존재를 걸고 신앙으로 투신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몫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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