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511 나해 부활 제6주간 금요일
2018-05-10 22:49:16
박윤흡 조회수 967

 

 

 

어제 친구에게 몇 개의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흡아! 산부인과왔다. 와이프 진통중! 순산하라고 화살기도 부탁!”(오전 6시 57분)

“아직 기도빨이 약함. 진통만 12시간째”(오후 5시 55분)

“첫째는 27시간이었는데 둘째도 따라하네...”(오후 6시 1분)

“이제 거의 다 왔다. 장난 아니다. 진짜 첫째만큼 둘째도 징하다.”(오후 10시 5분)

“설레이고 기쁜마음도 있지만 와이프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밉기도 하다. 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오후 10시 10분)

“와이프한테 소리지른게 너무 후회되고 미안하네.. 이제 애 나오면 사진찍어보내줄게!”(오후 10시 13분)

“의자 선생님 들어가셨다. 조만간이다.”(오후 10시 30분)

 

 

그리고 10시 40분에 양팔과 양다리를 펼친 아이의 사진이 제게 왔습니다.

“아들이야!”(오후 10시 40분)

 

  문자 메시지에서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어린 시절부터 저와 가장 친했던 친구입니다.

결혼을 일찍해서 벌써 딸아이가 4살이에요.

제가 물어봅니다. ‘아빠로 사는게 어떄? 행복해?’

‘직장생활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나 기다리는 이 두 사람이 있어서 다 견딜 수 있어.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결혼생활이 어느새 5년이니,

예전부터 몇 번 이 친구 집에 놀러갔었는데

'한 집안의 가장으로, 아빠로 산다는 건 참 어렵겠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요한 16,21)

 

  한 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진통과 어려움, 불안함과 아픔이 있어도 그 후에 찾아올 기쁨이 보장된다면

그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걸 말씀하시는 것이죠.

‘우리는 이제 십자가를 지고서 세상과 싸워야해.

근심과 고통의 시간들을 겪게될 것인데 그게 전부는 아니야!

우리는 다시 만나서 기뻐할 것이고, 결국엔 우리가 승리할거야! 희망을 가져!’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요한 16,22)

 

  사실 우리가 일상 안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일을 하면서

많은 역경과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거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시죠.

 

  오늘 예수님께서는 지금 그런 시간들을 겪게 될지라도

언젠가 기쁨이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면서 희망을 가지라고 신신당부하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용기와 겸손을 청하는 이 미사, 오늘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