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503 나해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018-05-03 12:43:17
박윤흡 조회수 990

  오늘 교회는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를 기념합니다.

두 성인 모두 예수님의 열 두 제자에 속하셨던 분들입니다.

실제로 2,000년 전 예수님과 함께 활동했던 제자들이었죠.

그리고 이후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고선 그리스도의 사도로 온 삶을 봉헌하셨던 그리스도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필립보와 예수님의 대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요한 14,8-9.11)

 

어제 저녁 미사를 마치고 곧 외국에 나가 사목생활을 하실 신부님의 송별식이 있었습니다.

신부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선배 신부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흡아, 사람은 49%까지만 믿는거야. 인간관계는 반신반의야. 특별히 우리에게는 더더욱...

사람을 깊게 믿으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걸 자주 경험하게 된다.

사람을 대하는 건 믿음의 차원이 아니라 '사랑'의 차원으로 접근해야 돼.

그 사람에게 무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내어주는거지.

물론 하느님과의 관계 또한 나와 하느님간의 사랑의 관계성으로 맺는 것이지만

여기엔 51%이상의 믿음이 함께 작용하지. 사람을 49%까지만 믿는다면, 하느님은 51%이상 100%까지

믿는거야.

너와 나와 관계도 예수님을 모시지 않는 관계라면 우리는 반정도만 믿는 관계가 된다.

우리 사이에 예수님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연도 끊기는거야. 서로에게 냉정해질 필요가 있어.

이 말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관계가 오직 예수님을 중심으로 맺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는거야."

 

존경하는 선배 신부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심이 인간적인 마음에는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죠. 예수님과의 관계만이 51%이상의 믿음이라는 것.

 

오늘 주님께서 필립보에게 바라시는 것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51%이상의 믿음! 나아가 100%의 절절한 믿음!

 

'나를 믿어줘!'라며 우리를 끊임없이 기다리시는 예수님의 오늘 복음 말씀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믿음의 은총을 청하는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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