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321 나해 사순 제5주간 수요일
2018-03-20 17:47:13
박윤흡 조회수 1006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1-32)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Veritas vos liberabit!) 아주 유명한 라틴어 구절이죠.

문득 베네딕도 교황님의 회칙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이 생각나서 펼쳐보았습니다.

회칙의 머리, 1항에서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리안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지상 생활에서 특히 죽음과 부활로 증언하신 참사랑은

모든 인간과 인류 전체의 진정한 발전에 근본적인 원동력이 됩니다.

... 모든 인간은 자신을 위한 하느님의 계획을 충만하게 실현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각자의 선을 발견합니다.

이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인간은 자신의 진리를 발견하고, 그 진리를 따름으로써 자유롭게 됩니다(요한 8,32참조). 

그러므로 진리의 편에 서는 것, 겸허하면서도 확고하게 진리를 밝히는 것,

그리고 삶으로 그 진리를 증언하는 것은 힘들지만 꼭 필요한 사랑의 형태입니다.

사랑은 정녕 ‘진리를 두고 기뻐합니다’(1코린 13,6 참조).

모든 사람은 참되게 사랑하고 싶은 내적 충동을 느낍니다.

사랑과 진리는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심어 주신 소명이기 때문에,

사랑과 진리는 결코 우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습니다.

... 진리 안의 사랑은 그리스도의 얼굴이 되고,

우리에게는 당신 계획의 진리 안에서 형제와 자매를 사랑하라는 부르심이 됩니다.

그리스도 바로 그분이 진리이십니다(요한 14,6 참조).”

(교황 베네딕도 16세, 진리안의 사랑, 1항,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 회칙은 가톨릭교회의 ‘사회 교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에 입각해서,

진리를 따른다는 것은

결국 ‘진리이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임을 언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 실천을 통해 우리가 ‘자유와 해방’에 이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오늘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요한 8,34).

그러니까, 사랑을 기억하지 않고 또 실천하지 않는 그 자체가 바로 ‘죄’라는 것이죠.

우리는 사랑으로부터 멀어져 있을 때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죄가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찰해 보면,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시기질투 할 때,

이웃을 험담하고 배척할 때, 남이 모를 나만의 악습에 직면할 때,

그밖에도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과거의 기억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만큼 죄의 속박에 우리가 발을 담그고 있다는 것이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바꿔서 말하면, ‘사랑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진리 안에 사랑이 있고, 사랑 안에 진리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진리이시며 동시에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십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진리이신 주님께서 우리 삶에 은총을 입혀주십니다.

우리의 몫은 일상의 어려움과 아픔 속에서도 끊임없이 하느님을 발견하려는 의지적 노력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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