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318 나해 사순 제5주일
2018-03-17 20:02:06
박윤흡 조회수 1115

 

  저는 어린시절부터 십자가를 보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왜 십자가에 못박혀 계실까?’

 

  2,000년 전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예수, 병든 이를 고치시고 아픈 이를 낫게하신 예수,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신 예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믿게 하기 위하여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고 물 위까지 걸으셨던 예수,

외롭고 지쳤으며 또 죄책감에 시달리던 많은 이들과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던 예수!

이만한 인기스타가 있었을까요? 이런 사람 또 있을까요?

그런데.. 왜 예수는 죽어야만 했는가? 왜.. 예수는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문득, 이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 나라로 갈 수 있다네.”

 

예수님께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 땅에 ‘백만송이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느님의 사랑은 예수님을 통해 이 세상에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오늘 1독서는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를 선포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나는 그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겠다.”(예레 31,33.34)

한 마디로,  하느님께서는요,

‘내가 너희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할 거야. 세상 끝날까지 함께 있을거야!’라고 우리를 향해 부르짖으시는 겁니다.

 

 

  한편 2독서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백만송이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분께서는 수난과 순명으로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히브 5,9)

 

  우리가 끊임없이 죄를 짓고,

유혹에 넘어가고 쓰러지고 하느님을 등지고 이웃과 반목하고

나의 이기심이 하늘을 찔러 주변을 보지 못하고,

미움과 시기질투, 심지어 나의 고단하고 힘든 일상에서

계속적으로 괴롭히는 누군가를 해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지라도...

  주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용서하시고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 사랑이 깃든 백만 송이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예수는 왜 죽어야 했는가?’

 

우리가 그리스도 신앙을 믿고 십자가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또는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을 봉헌하는 이유,

그밖에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당에 나와 가톨릭 신자로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 사랑에 예수님께서 죽으셔야 했던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이죠.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어느새 사순 5주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밀알이 되십니다.

또 당신의 죽음으로 사랑의 열매를 맺고자 하십니다.

그분을 기억하며 동시에 나 자신 또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

세상에 한 송이 장미를 피워낼 수 있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될 수 있도록 겸손과 용기를 청합시다.

 

  오늘 강론은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사랑 방식을 소개하면서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요한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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