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308 나해 사순 제3주간 목요일(병자 영성체를 다녀와서)
2018-03-08 19:00:23
박윤흡 조회수 957

며칠 전 미국의 비영리 단체에서 운영하는 TED 강의를 들었습니다.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앞 스펠링을 따서 만든 강연회에요.

기술, 오락, 디자인 등의 내용들을 다룹니다.

 

 

  Emily Esfahani smith라는 이름의 여성이

‘삶에는 행복보다 더중요한 것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했어요.

제목을 보고 ‘우리 모두는 행복을 추구하지 않나?’라는 의문과 함께

호기심이 생겨서 그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삶은 행복을 찾는 것보다,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였어요.

이 여성은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고 누구나 부러워 할 남자와 결혼을 하고

호화로운 집에 살면서도 왠지 모를 공허함이 늘 마음 한 켠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건 바로 ‘삶의 의미’를 찾기 보다는 ‘행복’만을 좇았던 자신의 시선 때문임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의 마음을 묵상하다보면,

사람들의 유혹 앞에 얼마나 내적 갈등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예수님과 대적하던 사람들이 뭐라고 하죠?

‘저 사람은 마귀가 들렸네!’, ‘기적을 보여줘!’하면서 예수님을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온전히 하느님을 삶에 중심에 두고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한 인간의 처절한 투쟁’을 보여주십니다.

그 의미라고 한다면, 오늘 복음 시작에 나오는 대목이죠.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루카 11,14)

 

 

  온전히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처절한 투쟁..

 

 

 

  오늘 병자 영성체를 다녀왔습니다.

고생해주신 수녀님과 봉사자분들, 특별히 구역장, 반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를 맞아주시는 어르신들을 뵈면서 문득 제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 기도문 후딱후딱 해치우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고 또 이동하고..

그러면 시간도 단축되고 좋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저의 자기중심적인 행복입니다.

 

 

  병자 영성체는 ‘하느님을 모셔가는 성무’입니다.

제 삶의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었어요.

신학교에 살면서 수도 없이 들었던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라!’하는 그 문구!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온전히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처절한 투쟁’에 제 삶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 산다는 건

결국 ‘나 중심의 행복’을 찾는 것보다 ‘하느님을 모시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미 주어진 ‘신앙 감각’Sensus Fidei입니다.

우리 삶의 의미를 담은 예수님의 말씀으로 오늘 강론을 마치고자 합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5-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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