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 범계성당

 

찬미 예수님!

 

  우리 시대의 성자라고 불리는 ‘교종 프란치스코’는

‘예수회’(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의 영성을 기반)소속 수도 사제이십니다.

실제로 2,000년 역사 안에서 예수회 소속 교황은 없었어요.

이 시대를 위해 분명한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예수회에서

교황님과 인터뷰(안토니오 스파다로-예수회 잡지, 치빌타 카톨리카civilta catholica 편집장 신부,

‘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국춘심 옮김, 솔출판사, 2013)를 했어요.

 

 

  “교황님께서 수행하도록 부름받은 보편교회를 위한 봉사를

예수회의 이냐시오 영성에 비추어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이냐시오 영성의 어떤 점이 교황님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까?”

 

  “식별입니다.

식별은 성 이냐시오께서 내적으로 더 많은 작업을 했던 것을 중 하나입니다.

성인에게 ‘식별’은 하느님을 더 잘 알고 그분을 더 가까이서 따르기 위한 투쟁의 도구였어요.”

 

  ‘식별!’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성전 정화’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더럽히는 사람들을 향해 질타하십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 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드는구나!”(마태 21,13)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의 역작이라고 불리는

‘나자렛 예수’Jesus von Nazareth(요제프 라칭거 베네딕토 16세, 이진수 옮김, 나자렛 예수2, 바오로딸, 2012)를 보면,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이유는

“‘하느님께 향하는 길’에 방해되는 것들을 치우기 위해서였다.”라고 나옵니다.

 

  본래 이 성전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성전에서 눈먼 이들과 절름거리는 이들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마태 21,14) 

 

다시 말해서, 예수님은 오늘 이 ‘성전’이 하느님과 대화하고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입는 곳임을 역설하고 계신 것입니다.

곧, ‘식별’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면서

우리를 향해 ‘악한 영의 깃발과 선한 영의 깃발 중 어느 깃발 아래 설 것인가?’ 묻고 계시죠.

 

 

  물리적으로 우리가 미사를 봉헌하는 곳도 성전이지만, 

동시에 우리 자신이 바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2코린 6,16)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의 정화를 촉구하고 계신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2독서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1코린 1,23)

 

사도의 말씀은,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순간들 앞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깃발’ 아래 서려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식별로 인해 정화된 ‘나 자신’이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를 내뿜는 복음 선포자로 거듭난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어쩌면 아주 단순한 원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독서에 나타난 ‘모세의 십계명’이야기처럼,

“주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부르지 말라!”(탈출 20,7)하신 그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십계명이에요!

 

  오늘 말씀의 골자를 보자면 이렇습니다.

 

“일상 안에서 나는 매순간 식별을 해야 한다.

선한 것과 악한 것 사이의 갈림길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정화하시려는 성전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선한 것을 선택하길 바라시기에 그렇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통해 당신의 복음을 전하고자 하신다.

내가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도구가 된다는 건

결국 주님께서 주신 계명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은 바로 하느님을 향한 충실성에 달려 있다.”

 

 

화답송의 말씀으로 오늘 강론을 갈무리하고자 합니다.

“주님,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추신: 

https://www.youtube.com/watch?v=6Lju4lF5UdQ

시간이 되신다면 꼭 이 영상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성전정화, 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