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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내 살에 내가 박는 가시들
2019-03-13 17:34:15
김정태 (raymond) 조회수 871

내 살에 내가 박는 가시들

 

속상한 일이 생겨 애써 잊어보려고 술도 마시고, 수면제도 먹고 하였지만 잠도 잘 수 없었고 원망도 지울 수 없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마신 술은 간을 해칠 것이고, 먹은 수면제는 내 몸 어딘가를 나쁘게 했을 것이고, 원망한 내 영혼은 보이지는 않지만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 채 쿨쿨 자고 있을 것이 분명할 텐데 결국 나만 잠 못 자고 괴로워한 것이니 나만 손해 본 샘입니다.

 

남이 나에게 꽃다발을 주었을 때 받으면 그것은 내 것이 되지만 받지 않으면 나하고는 무관하게 되는 것처럼, 남이 나에게 쓰레기를 주었을 때도 그것을 받으면 내 것이 되고 받지 않으면 나와는 무관하게 됩니다.

 

지난간 날들을 되돌아 볼 때 받은 꽃다발은 몇 안 되는데, 분노, 원망, 미움, 질투, 좌절, 근심, 걱정 등 쓰레기는 너무나 많이 챙겼음을 느끼게 됩니다.

 

받은 꽃다발은 화병에 꽂아두고 즐기면 되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쓰레기도 때때로 도움이 될 때가 있는데, 이런 걱정과 고민, 받은 상처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착륙할 즈음 갑자기 이상 기류를 만나 기체가 굉음을 내고 요동을 쳐서 다시 급상승하다가 겨우 착륙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깨어 두려움에 떨며 마음 졸이고 있었던 나는 가족이나 친지 걱정, 직장 걱정, 정리하지 못한 많은 일들에 대한 걱정, 죽음 후의 일에 대한 걱정 등으로 많은 생각을 하였지만 옆자리에서 아무 것도 모른 채 내내 코를 골며 잠만 자고 있었던 사람은 이런 걱정과는 무관하게 착륙한 후 여유만만하게 비행기를 떠나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마음 졸였던 그 30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이었을까요?

 

그 30분 동안 나는 앞으로 가족과 더 화목하게 지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이웃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죽었을 때 더 좋은 기억을 남겨야 하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또 죽음에 대비하여 모든 일들을 잘 정리해 가며 살아야 하겠다는 것을 배웠고, 그리고 신앙인으로 보다 열심히 살고 봉사하여 꼭 주님이 계시는 천국에 가야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면 이 얼마나 큰 축복이겠습니까? 옆 사람처럼 쿨쿨 잠만 잦다면 아무 것도 깨달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근심, 걱정, 좌절 실패, 시련 등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모든 세상사들도 그것에 밟혀 스러지면 그것은 쓰레기가 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그것을 지팡이 삼아 다시 일어서면 정상에 오르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풀을 베면 은은한 풀 향기가 풍기는 것은 풀의 상처에서 향기가 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이아몬드가 귀한 것은 갈고 닦는 혹독한 시련을 거쳤기에 찬란한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또 진주조개가 아름다운 구슬을 탄생시키는 비결은 결석인 돌멩이를 수십 년 간 살 속에 품고 살아온 고통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역시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이 없었다면 인류의 구원은 역시 없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은 때로는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지만, 조그만 것을 소중히 하라는 교훈처럼 많은 것을 깨닫는 계기로 삼아 도약하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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