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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성인 지옥에 가다(독후감)
2018-10-21 16:51:51
김정태 (raymond)

<오늘 우연히 우리 본당 청년들이 '성인 지옥에 가다'라는 책을 읽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우 기뻤습니다.

저도 오래 전 그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참고가 될까하여 그 때 작성해 보았던 독후감을 공유합니다.>  

 

성인 지옥에 가다

o Back Ground Information

1) 저자 : 질베르 세스브롱(Gilbert Cesbron, 1913~1979)

- 가톨릭교회의 노동운동과 인연을 맺고 있던 작가로서 언제나 그 시대에 대두된 중요한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썼다.

- 노동사제 문제를 다룬 「성인 지옥에 가다」 외에 청소년 범죄문제를 다 룬 「굴레 벗은 개들」, 이혼 부부 자녀문제를 다룬 「우리가 죽이는 모차 르트」, 장애자 문제를 다룬 「나도 역시 그들을 사랑했소」 등 50권이 넘 는 소설이 있으며, 주로 현대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정의와 사랑에 기초하여 열정적으로 묘사.

 

2) 노동사제운동

- 파리 대주교 쉬아르 추기경(Emmanuel Suhard)은 산업사회가 낳은 비 참한 노동현실 속에서 빈민층과 노동자들의 복음화를 위해 1941년 ‘미 션 드 프랑스’(Mission de France)를 설립해 노동사제를 양성.

- 노동 사제는 사제 자신이 노동자로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서 동료 노동자들과 친하게 지내며 그들에게 교회와 신자의 참모습을 보여 주어 교회에 대한 호감을 길러주며 새 신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

- 1940년에 프랑스 노동자들이 독일로 이송되자 일부 사제들이 그들과 함께한다는 뜻에서 스스로 노동자가 됨. 이 과정에서 사제들은 비로소 프랑스 노동계가 교회에게 냉대를 받는다고 생각하며 비 그리스도교적 이고 적대적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 1954년 교황청은 노동 사제 운동 금지 명령을 내림. 노동 사제들이 사 목활동을 게을리 하고 전례 지침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공산주의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란 비난을 받았다.

- 그래서 프랑스 주교들은 노동 사제들에게 상근에서 시간제 근무로 바꾸 도록 하고 나머지 시간은 사제관에서 다른 사제들과 함께 지내며, 노동 조합의 임원직을 맡지 말도록 했다.

- 후에 교황 바오로 6세는 노동 사제운동에 호의적이어서 1965년에 발표 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에 노동 사제 운동을 지지하는 구절을 넣어 1954년의 금지령을 철회.

3) 아베 피에르신부(Abbe Pierre, 1912 ~ 2007)

- 프랑스 현대사에서 가장 존경받은 인물. 잠시 하원의원을 지냈던 정치 인이자 빈민 구제 운동에 헌신했던 성직자.

- 리옹에서 비단 무역에 종사하는 부유한 가톨릭 집안의 8자녀 중 다섯째 로 태어나 1930년 카푸친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여 수도생활을 하다가 1938년 프란치스코회 재속사제로 사제서품을 받고 사목활동을 시작.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 활동에 가담하기 시작하면서 유대인들 을 스위스로 피신시키는 일에 앞장서기도 했다.

- 1945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어 월급 전액을 빈민 활동에 썼고, 노숙자 들의 숙소를 짓기 위해 엠마우스 재단을 세워 종교를 초월한 빈민, 노 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구제하는 사회 운동에 일생을 바쳤다.

- 가톨릭의 여성 사제 허용과 남성 사제의 결혼 허락 등을 외쳐 보수적인 바티칸의 눈총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의 마지막 저서에선 ‘사제로서 성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발언으로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 적극적인 사회 활동으로 인해 좌경화 되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프랑스 교회와 로마교황청으로 부터 “오만함을 주의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함.

- 어록으로 '세상에 있는 돈을 가지고 사람을 만들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굶주린 자는 빵을 갖게 하고 빵을 가진 자는 정의와 사랑을 가지게 하라’.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굳이 완벽해야 하는 건 아니다’. ‘세상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강한 자들로 향하는 길이며 그건 욕망이고 전쟁이다. 또 하나는 약한 자들로 향하는 길이며 그건 바로 평화다.’

- 2007년 폐렴으로 사망(향년 94세). 시신이 안치된 성당에는 수많은 사 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더라도 애도를 표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였다.

 

o 소설의 내용

- 실재 인물 피에르 신부가 생존해 있을 때 그를 주인공으로 한 전기 소설.

- 광산촌 출신 사제가 가난한 마을, ‘사니’에 들어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함 께 고통을 겪으면서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희망을 간직한다는 이야기.

- 공장 지대인 사니 마을의 노동사제가 마침내 지옥문처럼 열려 있는 탄광 촌 갱도에 이르러 '고향 같은' 하느님의 땅을 발견하는 과정을 묘사.

- 1950년대 프랑스 교회는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대두된 사회 문제 앞에 서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고 빈민층과 노동자들의 복음화를 위해 비 그리스도교적 환경에 복음의 ‘누룩’을 심는 방향으로 선교를 전환한다. 이에 소명을 느끼는 사제를 양성해 사제가 없는 마을이나 노동자 마을로 파견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노동사제의 활동이 시작된다.

- 저자는 “같은 언어를 가진 사람들끼리도 소통이 어렵고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중재자를 죽이는 시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지라도 찢어야 하는 시대, 예수 없는 십자가가 군림하는 이 시대에 나는 어느 편에도 가 담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피에르 신부의 입을 빌어 한탄할 만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건져 올리고 있다. 또 “이 책이 어떤 사람에게는 비위에 거슬리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고난 받는 백성들과 더불어 이승을 순례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 주인공 피에르 신부는 파리 교외 공장지대에 가서 스스로 노동자가 되어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며 그들의 어려움과 슬픔, 기쁨을 함께 나 누면서 산업사회가 낳은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숨김없이 증언한다.

-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난 그분과 함께 있지 않아. 난 그분과 함께 있고 싶어, 피에르.” 전임 사제로서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혼신 을 다하던 베르나르 신부가 용기를 잃고 공단을 떠나 자신이 소속되었던 수도원으로 되돌아가고, 피에르 신부가 이 마을에 혼자 남게 된다.

- 먼저 인근 공장에 취업해서 일하며, 퇴근 이후에 자신의 집에 모여드는 이들에게 하룻밤 지낼 숙소를 주선하고, 필요한 서류도 작성해 주고, 노동 자들과 마주 앉아 조촐한 미사를 봉헌하며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준다.

- 밤마다 어린 아들을 때리는 주정뱅이 마르셀, 경찰의 앞잡이 북아프리카 인 아흐메드, 예수님을 동경하면서도 끝까지 마음을 열지 못하고 마침내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 장, 창녀 쉬잔 같은 생활에 지친 군상들, 그러나 공 산당과 피에르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면서도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앙 리, 끝까지 피에르 사제를 믿고 묵묵히 지원해주는 막달라 마리아 같은 마를렌, 이들이 바로 바로 피에르 신부를 둘러싼 이웃이다. 이런 환경에서 피에르 신부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며 따뜻한 사랑과 헌신으로 헤쳐 나간다. 이따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좌 절할 때도 있지만, 복음의 진정한 창조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 어가는 사제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 앙리의 권유에 따라 우연히 참석한 평화투사들 모임에 참석하여 주위의 요청에 따라 마지못해 응한 평화에 대한 연설은 특히 인상적이다. 평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화합해서 친구가 되고 서로 이해타산을 하지 않고,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지내면 이루어”지는 것이며 내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 "단 한 마리의 가엾은 양도 잃지 않기를…." "등장인물, 파리대교구 추기경 의 유언이다. 예나 지금이나 교회를 살리는 힘은 가난한 이들과 어떤 관 계를 맺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 피에르 신부가 처음 입사하던 날 만난 인사과장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남 겼다. “자신이 선하고 하느님이 저기 편인 줄 믿고 있는 이 외로운 사람 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 사람은 양심의 가책 없이 자기 의무에 충 실하다고 믿고 일한다. 가능한 많은 이익을 내도록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관심사이며, 그 밖의 것은 상관이 없다. 그러나 피에르가 보기에 “노동자 들은 열악한 작업장에서, 환기도 되지 않는 숨 막히는 창고에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 하루 끼니를 걱정하면서 일했지만 그들은 함께 어깨를 맞대 고 살고 있어 결코 외롭지 않았다.”라고 고백.

- ‘해고’라는 같은 어려움에 처할 때, 해고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을 ‘같 은 고난을 넘어가려는’ 혈육처럼 느끼며, 선한 이들의 연대를 체험한다.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은 나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다른 이들 의 세상마저 따뜻하게 품어낼 마음을 낸다.

- 이런 점에서 노동사제는 축복 가운데 있다. 그리스도가 사랑하던 그 ‘가난 한’ 얼굴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형제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 이 만나는 사람들은 ‘상징’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사랑도 ‘상징적인 사랑’이 아니다. 그들은 구체적인 인간을 만나고, 시간과 돈과 몸을 내어 놓고 구체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더 이상 사니 마을에서 선교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피에르 신부가 다시 본당으로 가지 않고 광산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당 사제들은 너무 쉽게 강론대에서 ‘사랑’을 설교 하고, 이런 관념적 사랑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 는다. 여기서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 복음서의 최후 심판 이야기에서 예수가 거론한 것은 ‘구체적인 사랑’이었다.

- 이 소설에서는 본당사제와 노동사제 사이에 빚어질 만한 갈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어느 날 그 지역 본당 보좌신부인 르부아쇠르 신부가 피에르 신부를 찾아와 하소연한다. “전 본당에서 숨이 막혀요. 어린애들과 축 구나하고 부자들의 장례나 치러주기 위해 신부가 된 건 아닌데…….” 사제 직에 대한 갈등을 빚고 있는 보좌신부 때문에 급기야 본당 신부가 본당 수녀를 대동하고 피에르 신부의 집으로 찾아왔다. ‘불안정한 사도직’으로 기울어지는 보좌신부를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것이다.

피에르 신부는 본당이 시내 중심가에 사는 몇몇 신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 라, 빈민 지역을 포함한 모든 주민들을 위한 본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당 신부는 “먼저 있는 것부터 지키고 구원하도록 해야지, 나머지 는… 뒤에 해야지 한꺼번에 모든 걸 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본당신부는 노동사제 베르나르 신부가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기 시작 하면서 예전에 본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마들렌이 본당을 떠난 것, 그리 고 보좌신부가 ‘복음적 삶’에 대한 갈증으로 방황한 책임을 피에르와 같은 노동사제에게 돌림. 피에르 신부는 답답한 교회 현실을 생각하며 “그들의 귀를 막고 있는 유리창을 깨드릴 수만 있다면! 돈, 특권, 관습, 심지어 의 무라는 이름을 가진 유리창을!”이라고 읊조렸다.

- 사니 마을에서 파업이 시작되면서 피에르 신부가 노동자들과 더불어 도움 을 청하러 파리의 대주교였던 추기경을 방문했다. 창백하고 마른 노인인 추기경에게 피에르 신부가 “죄송합니다. 피로하시다는 말씀을 듣고도....” 하며 사과하자, 추기경은 “당신들은 피곤하지 않은가요?”라며 되묻는다.

추기경은 요청을 듣고서 “아버지는 특별히 한 자식만 사랑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면서 “마음속으론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강한 놈들한테 항상 맞고 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 자식을 특별히 더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공평 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기경은 피에르에게 어떤 약속도 해주지 않지만, 본당신부들에게 기업주들의 최근 회계장부를 수집하게 하고, 이를 회계사 에 맡겨 분석한 뒤에 행동할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다. 일행이 떠나려고 하자 추기경은 “언제든지 오시오. 되도록 자주…” “혹시 내가 침대에 누운 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들을 만나겠소.” 하였다.

추기경의 명령으로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파리의 성당에서 파업한 노동자 들의 가족을 위한 모금이 있었다. 추기경의 메시지는 성당에서, 사무실에 서, 술집에서, 정당에서, 살롱에서 검토되었고, 수많은 신자들은 처음으로 “정치적 편견 없이” 노동자들의 조건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처음으로 노동자들한테서 자기의 형제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윽고 추기경이 이승을 떠나고 새로운 교구장이 임명되면서 새 대주교는 피에르 신부를 불러 “우리는 초대교회에 살고 있는 게 아니오.” “그분은 죽음까지도 순명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오!” “질서문란은 위험한 함정이 오. 그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건 아니오?”라고 질책했다.

- 결국 피에르 신부는 사니 마을을 떠나야 했고 후임으로 전에 본당 보좌였 던 르부아쇠르 신부가 노동사제로 부임한다.

- 그러나 피에르 신부는 베르나르 신부처럼 수도원으로 달아나지도, 안온한 본당사제를 택하지도 않았다. 그가 추운 겨울을 택해 힘차게 돌아 간 곳 은 ‘지옥문’, 즉 탄광촌이었다.

o 묵상

- 산업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회 밑바탕에 하루하루 가난 속에 소외되고 있는 노동자들을 잊지 않고 그들의 삶의 깊숙이에서 함께 살아가고자 노 동 사제가 된 피에르 신부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성인 지옥에 가 다’라는 책은 ‘가난함의 고통에 대한 망각’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또한 이들의 고통이 나의 편안함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가 모두 연대감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 우리에게는 각자 처해있는 위치에 따라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피에르 사 제처럼 묵묵히 하느님과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면 주님께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신다.

- 예수께서는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 15,13)라고 하시며 실제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이를 몸소 실천하셨 다. 우리도 주위를 살펴보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을 위하여 피에르 사제처 럼 사랑을 베풀 수 있어야 하겠다.

- 피에르 사제는 부유촌을 지나가며 고통을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 고통의 원인을 자신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문해 보며 반성한다. 가난한 고통의 마을 속에 들어간 것이 표면적인 지옥이라면, 부유함 속에 느끼는 죄책감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에게 본질적인 지옥이었을 것이며 공 감을 느끼게 한다. < 김정태 레이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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