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1120 다해 연중 제33주간 수요일('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빼앗긴다.' 무슨 의미지?)
2019-11-20 20:43:02
박윤흡 조회수 971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 19,26)

 

  이 말씀 너무 모순적이지 않나요?

원래 가진 사람 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것인데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오늘 이 말씀을 하실 때는 바야흐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여정 위였습니다.

복음 서론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셨다’하고 되어 있고,

말미에는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셨다”(루카 19,28)라고 전해 줍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예루살렘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향해 떠나는 최종 목적지입니다.

 

  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면 누가 있을까요?

우선 일반 백성인 군중이 있을 것이고, 바리사이, 율법학자, 사두가이, 군인 등이 다 모여 있을 것입니다.

당시 워낙 유명인사였기 때문에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복음에 보면 나옵니다.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가 당장 나타나는 줄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직접 그분을 가서 뵌 사람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들은 사람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예수님의 존재와 그분의 가르침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죠. 이들 모두가 예루살렘에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이 ‘미나의 비유’를 말씀하신 건,

복음에 ‘종 열 사람’이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 비유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될 수 있는 소중한 ‘미나 하나씩’을 받았습니다.

그 미나가 은총이 될 수도 있고 치유가 될 수도 있고, 용서와 사랑, 자비의 체험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무언가 소중한 하나의 미나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을 잘 보면,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누어집니다.

하나의 미나를 열 미나로, 다섯 미나로 불려온 사람도 있습니다.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한편, 똑같이 미나를 받았는데 누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저 예수가 임금이 되는 게 싫소!’

미나를 받았지만 배척합니다. 자기만 생각하는거죠.

어쩌면 이 사람은 복음의 끝부분에 나오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인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래서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리라’는 이 말씀은,

받은 은총을 기억하면 더 큰 은총이 주어지고 은총을 저버리면 그 은총마저 잃어버린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요즘 개신교와 가톨릭에 대해 공부하는데 ‘의화론’에 대한 견해가 다릅니다.

개신교는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라고 하고

가톨릭은 ‘실천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야고보서 2장 참조)이기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써 실천에 이르는 믿음이라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하나씩의 미나를 분명히 받았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그 미나를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묵상해 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미나를 주시는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입니다.

 

나는 어떤 미나를 받았고 어떻게 가꾸고 있는지

또 믿음의 실천을 어떻게 행할 것인지 묵상하며 평안한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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